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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라이부르크 시의 친환경·지속가능 교통정책

1960년대까지만 해도 자동차 중심으로 움직였던 프라이부르크의 교통 체계가 1979년 친환경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프라이부르크의 자전거 교통 분담율은 27%로 20여년 전 대비 거의 배 수준이며, 대중교통이나 보행자보다 더 높은 비율이다. 자전거 이용이 매우 활발한 덕분에 소음공해나 교통혼잡, 자동차 주차 문제, 대기오염과 같은 문제가 거의 없으며 쾌적한 환경과 주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하게 되었다. 프라이부르크 시는 2020년까지 전체 교통수단의 30% 이상을 자전거가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프라이부르크 시 트렘의 모습 사진 1


독일 서남쪽 맨 아래에 위치한 프라이부르크(Freiburg). 인구 22만 명 정도 되는 이 도시는 2010년에 상하이 엑스포에서 도시의 한 구역인 보봉(Vauban) 을 소개하면서 미래의 도시로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주1). 그 이후 세계 각국에서는 프라이부르크의 도시계획이나 친환경 정책을 탐방하고 배우러 오는 이들의 발길이 줄줄이 잇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프라이부르크의 일부 교통정책을 친환경, 지속가능성이라는 맥락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자동차 중심으로 움직였던 프라이부르크의 교통 체계가 1979년 친환경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프라이부르크 시는 1989년 이래로 근거리 인프라를 구축하여 근거리 내에서 일상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한편, 자전거와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고 보행자들이 편리하게 거리를 다닐 수 있게 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주2). 2007년, 프라이부르크 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2년 대비 2030년까지 최소 40% 감축한다는 목표를 발표하였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25% 정도를 교통 부문이 차지하고 있어 특히,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자전거 타기를 장려하고 있다(주3).

 

자가용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 장려

 

프라이부르크는 대중 교통이 아주 편리한 곳이다. 1984년 환경보호 티켓으로 도입된 ‘레기오 카르테(Regio Karte)’ 는 원래 프라이부르크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교통권이었으나 1991년부터 근교지역(50여 km)을 잇는 열차(초고속 열차 제외)까지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소지자에게 주어졌다(2014년 현재 성인 기준 월 50유로, 1년 520유로 정도)(주4,5). 근거리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정책의 일부로 프라이부르크시 곳곳에 트램을 운행하고, 트램 종착역을 비롯하여 상대적으로 외진  곳에 버스가 다니게 해 환승이 용이하게 하는 등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한 지역이 없도록 했다. 또한 1990년대 전후로 새롭게 설계하여 들어선 도시 구역은 자동차 도로 보다 트램 노선부터 만들어 입주민들이 초기에 자가용 대신에 대중교통을 활용하고 장기적으로도 자가용을 덜 사용하도록 유도하였다.

 

필자가 아는 사람은 이전에 자가용을 몰다가 현재는 20여년 째 자가용 없이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며 (왕복 9km 정도 거리), 승용차가 필요할 때에는 카셰어링(Car Sharing)에 등록된 차를 이용한다.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건강에도 좋다는 생각에서이다. 실제로 프라이부르크 중앙역을 비롯하여 도시 곳곳에 카셰어링 자동차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차를 바꿔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자동차 속도 제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교통정책의 하나가 밤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자동차 속도를 제한하는 구역을 확보하는 것이다. 프라이부르크 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러한 구역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이 구역에서는 최고 시속 30km로 운행해야 하는데, 곳곳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 함부로 위반하지 못하게 했다. 시속 100km 가까이 달리던 운전자가 과태료 480유로 이상을 지불하고 석 달간 면허 정지를 당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시속 50km 까지는 35유로, 51km 에서 60km 까지는 80유로, 61km 부터는 160유로 이상의 과태료와 한 달 면허 정지 등의 벌칙이 있다(주6,7).

자전거 도로 확보, 자전거 이용 장려

 

프라이부르크는 독일 내에서도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1970년부터 자전거 도로를 계획했던 프라이부르크에는 현재 500여 km나 되는 자전거 도로가 확보되어 있다(주8,9).
자전거 도로는 명목상으로만 있는 게 아니다. 자전거 도로가 있는 구간에서는 보행자들이 자전거가 언제라도 그 길을 지나갈 수 있도록 유의하면서 다닌다. 자전거 도로는 종종 찻길 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도 자전거 도로를 항상 염두에 두면서 조심 운전을 해야 한다. 프라이부르크 시는 앞으로 교통혼잡 근절, 자전거 이용자에게 편리한 신호등 시스템 운영, 편리한 자전거 도로 추가 확보 등, 이용자들이 보다 신속하고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게 하는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주10).

 


프라이부르크 중앙역의 자전거 보관·대여소 사진 2


프라이부르크 시가 자전거 도시라는 사실은 중앙역에서부터 바로 감지할 수 있다. 역 근처 곳곳에 자전거가 주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천 여 대의 자전거를 수용할 수 있는 자전거 보관·대여소가 있는가 하면, 자전거 전용 다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자전거 전용 보관소는 다른 도시에서 프라이부르크로 또는 프라이부르크에서 다른 도시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트램, 시내버스, 시외버스, 기차로 바로 갈아탈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자전거 전용 다리는 그전에는 트렘, 다음으로 자동차가 다니던 다리로 1996년부터 자전거와 보행자만이 이용할 수 있으며, 현재 하루 평균 만 여명이 이용하고 있다(주11). 뿐만 아니라, 시내 중심에도 오천 여 대의 자전거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주12).

 

현재 자전거의 교통 분담율은 27%로 20여년 전 대비 거의 배 수준(주13)이며, 대중교통이나 보행자보다 더 높은 비율이다. 이 만큼 프라이부르크에는 자전거를 위한 여건이 잘 갖춰져 있다(주14). 이렇듯 자전거 이용이 매우 활발한 덕분에 소음공해나 교통혼잡, 자동차 주차 문제, 대기오염과 같은 문제가 거의 없으며 쾌적한 환경과 주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하게 되었다. 프라이부르크 시는 2020년까지 전체 교통수단의 30% 이상을 자전거가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주15).

 

시내 중심부 보행자 전용 구역

 

시내 중심부는 도로의 69%를 보행자들이 이용하는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다(주16).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프라이부르크 시내 중심의 북부에서는 보행자 전용 구역을 기존의 두 배로 확대하려는 정책이 시행 중이다. 원래 왕복 4차선 도로였던 곳을 2012년 여름부터 점진적으로 막아 왕복 2차선 도로로 만들고 기존에 있던 자전거 도로를 2배 이상으로 넓혔고, 2014년 현재는 아예 차가 다니지 못하게 하고 있다(주17). 시내 중심을 가로지르는 트램 노선이 너무 혼잡하다는 이유로 트램 노선도 추가로 건설될 것이다(주18).

 

대학 건물과 도서관, 시 극장이 인접해 있고, 시내 중심의 보행자 전용 구역과 맞닿아 있는 이 지역에 자동차도로를 늘려 교통혼잡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중 교통망을 확대하고 주변의 시설과 어우러질 수 있는 보행자 전용 구역을 마련하겠다는 프라이부르크 시의 정책이 눈앞에 실현되는 것을 보면서 필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트램 선로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대학 건물과 시 극장 사이에 놓인 기존 도로에는 화단과 벤치가 만들어져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보행자와 자전거 만이 다닐 수 있다.



프라이부르크 시내 중심부의 보행자 전용 구역과 트램 선로사진 3

 

 

출처

주 1 http://www.expo2010.freiburg.de/servlet/PB/menu/1214107_l1/index.html (2014. 04. 20.)
주 2 http://www.freiburg.de/pb/,Lde/231648.html (2014. 04. 20.)
주 3 http://www.freiburg.de/pb/site/Freiburg/get/431673/05b_Erlaeuterungsbericht.pdf (2014. 04. 20.)
주 4 http://www.freiburg.de/pb/,Lde/231511.html (2014. 04. 20.)
주 5 http://www.rvf.de/ (2014. 04. 20.)
주 6 http://www.badische-zeitung.de/freiburg/tempo-30-gebot-nur-etwa-jedes-siebte-auto-wird-geblitzt--35194469.html (2014. 04. 20.)
주 7 http://www.badische-zeitung.de/freiburg/blitzer-im-dauereinsatz-autofahrer-tappen-in-tempo-30-falle--33247788.html (2014. 04. 20.)
주 8 http://www.freiburg.de/pb/site/Freiburg/get/431673/05b_Erlaeuterungsbericht.pdf (2014. 04. 20.)
주 9  Wolfgang, F. (2011). Freiburg Green City. Freiburg, Germany: Herder. 
주 10 http://www.freiburg.de/pb/,Lde/231552.html (2014. 04. 20.)
주 11 http://www.freiburg.de/pb/site/Freiburg/get/documents/freiburg/daten/news/amtsblatt/pdf/AB_SS_2008-0216.pdf (2014. 04. 20.)
주 12 http://www.freiburg.de/pb/site/Freiburg/get/431673/05b_Erlaeuterungsbericht.pdf (2014. 04. 20.)
주 13 Wolfgang, F. (2011). Freiburg Green City. Freiburg, Germany: Herder. 
주 14 http://www.freiburg.de/pb/,Lde/231552.html (2014. 04. 20.)
주 15 http://www.freiburg.de/pb/site/Freiburg/get/431673/05b_Erlaeuterungsbericht.pdf (2014. 04. 20.)
주 16 http://www.freiburg.de/pb/,Lde/231560.html (2014. 04. 20.)
주 17 http://www.freiburg.de/pb/site/Freiburg/get/310413/03-Verkehrskonzept-Web.pdf (2014. 04. 20.)
주 18 http://www.freiburg.de/pb/site/Freiburg/get/310414/04-Stadtbahn-Web.pdf (2014. 04. 20.)

사진 1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b/b3/Siemens_Combino_Tramway_de_Freiburg.JPG/800px-Siemens_Combino_Tramway_de_Freiburg.JPG
사진 2 http://bluespot.de/system/assets/media/000/001/379/652x464/FR027_Freiburg_Mobile-Fahrradstation_008.jpg?1347278464
사진 3 http://www.brugger-saig.de/images/freizeit-08-klein.jpg


- 작성자 | 오은주 Eun Ju, Oh
지속 가능성과 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척하기 시작한, 사색을 좋아하는 영혼이다. 어린 시절의 영향으로 독일과 한국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 해외통신원도 같은 이유에서 지원하게 되었다. 하루하루 살아 있는 것, 그리고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항상 감사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앞으로의 날들이 더 기대가 되는 요즘이라고 한다. 
eunju.oh.e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