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리프킨은 “에너지가 화석연료 중심에서 신재생에너지로 교체되면서 제3차 산업혁명이 일어날 것이고, 여기에 스마트그리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전망하였다. 프랑스도 스마트그리드에 관해 국가적 관심과 지원을 보내고 있다. 가장 먼저 스마트그리드가 시행된 곳은 프랑스의 수도 파리의 근교도시이자 세계적인 기업 본사들이 모여 있는 이씨레물리노(Issy-les-Moulineaux)시이다.
이씨레물리노Issy-les-Moulineaux의 지리적 위치와 도시전경그림 1
‘엔트로피’, ‘육식의 종말’의 저자이면서 저명한 미래학자로 알려진 제레미 리프킨은 '제3차 산업혁명(The Third Industrial Revolution)'이라는 저서에서 “에너지가 화석연료 중심에서 신재생에너지로 교체되
면서 제3차 산업혁명이 일어날 것이고, 여기에 스마트그리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전망하였다. 일정수준 이상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국가들의 경우 스마트그리드를 차세대 에너지정책의 핵심과제로 선정하는 추세이다.
* 스마트그리드(Ssmart grid)란?
현재의 전력시스템 상에서는 우리가 실제로 사용하는 전기보다 10% 정도 많이 생산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전력의 최대소비량에 맞춰진 양으로 혹시라도 더 많이 사용할 경우에 대비해 전기를 미리 확보해 놓는 것이다. 연료는 물론 각종 발전설비도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버려지는 전기 또한 많아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며, 석탄, 석유, 가스 등을 태우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도 늘어난다. 꼭 필요한 만큼 전기를 생산하거나 생산량에 맞춰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 전기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지구온난화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는 전기의 생산, 운반, 소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하여 공급자와 소비자가 서로 상호작용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인 지능형 전력망시스템이다. / 위키피디아
한국의 경우 제주도에 스마트그리스 실증사업이 진행 중이며, 프랑스도 스마트그리드에 관해 국가적 관심과 지원을 보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씨레물리노(Issy-les-Moulineaux), 리용(Lyon), 니스(Nice)시에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현재 계획 중이거나 진행 중에 있다. 이중 가장 먼저 스마트그리드가 시행된 곳은 프랑스의 수도 파리의 근교도시이자 세계적인 기업 본사들이 모여 있는 이씨레물리노(Issy-les-Moulineaux)시이다.
이씨 그리드 (Issy Grid)
파리 남쪽 외곽에 이웃한 이씨레물리노(Issy-les- Moulineaux)시는 상시 주거인구가 5000명인 소도시이지만, 매일 1000 여명의 근로자가 드나드는 비즈니스중심지이다. 또한 수도인 파리에 바로 근접한 위치 덕분에 교통이 편리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때문에 이씨레물리노시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좋은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이씨레물리노시의 이씨 그리드는 에너지 소비를 합리화하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의 생산을 조화롭게 통합시키며, 가정, 사무실, 상업지구, 공공기관 등 각각의 용도에 따른 최적의 에너지 소비를 관리하기 위한 전력망의 완성을 목적으로 한다. 이씨 그리드가 달성하고자 하는 분야별 목표는 다음과 같다.
환경적 측면과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첫째, 에너지 가격을 현실화시킨다. 둘째, 에너지 전환에 참여한다. 셋째, 재생에너지 사용을 증대시킨다. 넷째,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감소시킨다.
정보화와 도시계획 측면에서는 첫째, 의사소통의 원활과 에너지 정보이용(빅데이터와 클라우드)을 증대시킨다. 둘째, 공공데이터를 개방(오픈데이터) 한다. 셋째, 도시 공간 사용을 최적화한다. 넷째, 공공 인프라 비용을 절감한다.
이씨그리드의 전력 저장과 전력공급 과정그림 2
기업, 지방자치단체, 국가기관의 참여와 협력
이씨 그리드 사업의 중심에는 세계 제일의 IT기업인 Microsoft, 세계 최대 규모의 정유회사인 Total, 그 외 프랑스 제일의 건설회사이자 통신회사인 Bouygues Immobilier & Telecom, 프랑스 전력공사인 EDF, 프랑스 전력망 회사인 ERDF, Alstom Grid, Schneider Electric, Steria, ETDE, lljenko 등 총 9개의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이루어 스마트그리드의 전략과 기술발전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씨레물리노시는 파리시의 확장형 도시계획인 ‘그랑 파리’ 프로젝트의 일부분이기도 하여 파리시와 92지역(Hauts-de-Seine) 등 지리적으로 연결된 4개의 지방자체단체 역시 이씨 그리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ADEME(환경과 에너지소비를 위한 국가기관) 등과 같은 유관기관의 협력과 연구지원을 받아 민관협동의 다양한 정책행위자들이 이씨 그리드 정책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의 스마트그리드를 돌아보며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강국이며, 스마트그리드법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제정되는 등 스마트그리드에 있어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의 이씨 그리드의 사례와 비교하여 볼 때 우려되는 점이 있다. 이씨 그리드 정책의 순조로운 행보는 다양한 기업들의 컨소시엄과 지방자치단체와 국가기관의 협력에 있다.
한국과 같이 발전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력산업이 한국전력에 의해 독점되는 구조에서는 이러한 민관협력의 거버넌스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스마트그리드가 제레미 레프킨의 말대로 환경과 경제를 잡는 두 마리 토끼가 되는 날이 언젠가는 오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마트그리드가 기후변화문제의 해결책이자 차세대 에너지정책의 대안으로 온전하게 기능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사회구조적인 변화가 선행되어야 하고, 둘째로 스마트그리드 정책을 계획하고 형성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사용의 효율적 관리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초기 에너지 생산과정 자체가 친환경적으로 이루어지는가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씨 그리드의 다양한 정책행위자그림 3
출처
그림 1 http://www.cleantechrepublic.com/2013/07/19/smart-grids-aux-smart-cities/
그림 2 http://thomasdircks.com/Issy-Grid
그림 3 http://www.bouygues-immobilier-corporate.com/news-room/
- 작성자 | 이유현
한국에서 행정학 석사를 마친 후 현재 파리 1대학 팡테옹 소르본느에서 한국과 프랑스의 에너지 정책 비교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쓰고 있다. 기후변화정책, 에너지정책 뿐만 아니라 환경정책 전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를 융통성 있는 채식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육식을 멀리하지만 맥주와 함께하는 닭고기에 대해서는 유독 집착한다. 책, 커피, 산책, 한국에 있는 애인과 통화하는 것에서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낙을 추구하고 있다.
skuld41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