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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동물실험 반대 시위 - Demo gegen Tierversuche


포츠다머 플라츠에서 집결하여 출발하기 직전의 시위대 모습 ©Heewan Shin


지난 4월 26일에는 베를린에서 다양한 시위가 열렸다. 이목을 끈 시위로는 신 나치 정당으로 알려진 독일국가민주당(NPD)의 시위(약 100여명 참가)와 그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시위(약 6,000여명 참가) 그리고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시위가 대표적인 시위였다. 그 중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시위는 베를린의 중심부에서 열려서 수많은 관광객과 베를린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양한 동물 관련 단체, 정당 그리고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동물 생체 실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진행된 시위는 "연구는 인정하지만, 동물 생체 실험은 안된다! (Forschung ja – Tierversuche nein!)" 라는 모토와 함께 베를린의 도심 주요 지역을 약 1시간 가량 행진하며 시위를 진행하였다. 시위는 시가 행진 동안의 교통통제 및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 차량이 행렬 앞, 뒤에서 시위대를 보호하며 진행되었다. 동물을 사랑하는 남녀노소가 한자리에 모인 시위의 특성상 평화로운 거리 행진이 이어졌고, 후미에서 드럼 연주자들이 만들어내는 흥겨운 리듬에 거리를 가던 사람들도 즐겁게 시위를 구경하고 즉석에서 참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베를린 포츠담 광장에서 경찰차와 경찰들의 보호 아래 출발하는 시위대 모습 ⓒHeewan Shin

 

 

도심 중심부에서 거리 행진을 하는 시위대의 모습 ⓒHeewan Shin

 

데모를 하게 된 계기는 간단했다. 점점 늘어나는 독일 내 그리고 베를린의 동물 생체 실험을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베를린은 독일 내에서도 동물실험이 가장 많은 도시로, 집계된 바로는 2012년에 베를린에서만 약 436.000마리의 크고 작은 동물들이 과학 및 의학 실험 대상이었고, 2013년에는 그보다 더 높은 개체수가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었다고 한다. 또한 베를린에 동물실험을 위한 대형 연구소를 설립하기 위한 계획이 한창이었기에, 데모를 통해 동물의 생명권을 주장하고 상기시키려고 하였다. 시위대의 목적지는 총리관저(Bundeskanzleramt)였고, 시위 행렬은 그 앞에 멈춰 서서 다양한 행사와 함께 여러 사람들이 나와 동물실험의 반대에 대한 이유를 피력하였다.

 

시위에 있어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뭔 일인지도 모른 채 주인을 따라 나온 개들이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시위 행렬로 개들은 중간중간 행렬을 이탈해서 목을 축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잔디밭에서 뛰어다니던 개들이 갑자기 1시간 동안 아스팔트와 돌 바닥을 걷는 익숙하지 않은 경험을 한 시위였다.

 


시위대의 목적지에서 휴식을 하며 목을 축이는 개들의 모습 ⓒHeewan Shin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은 반려동물이 아플 때 같이 아픔을 느끼고 또한 반려동물의 죽음 앞에서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슬픔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도 두 눈 멀쩡히 뜬 채, 자신의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을, 부모님을 잃을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슬픔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세월호에서 구출만을 기다리며 꺼져갔을 생명을 보며 그리고 동물들의 생명권을 주장하는 독일인들의 모습을 보며, 올바른 사회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인간의 생명도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사회일까, 아니면 동물의 생명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사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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