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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부르크 보봉마을 시민참여 사업: Kleehaeuser 저에너지 건물 프로젝트

시민들의 참여로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적인 마을로 탄생한 프라이부르크의 보봉 (Vauban). 프라이부르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아마 다 아는 동네일 것이다. 원래 프랑스군이 머물렀던 이 구역은 90년대 초반에 빈 건물만이 서 있는 부지에서 현재는 약 5,600여 명이 사는 곳으로 탈바꿈했다(주1,2). 이 글을 통해서는 보봉의 수많은 시민참여 프로젝트 중에서 클레호이자(Kleehäuser)라 불리는 저에너지 건물 프로젝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클레호이자 (Kleehäuser) A동 (왼쪽)과 B동 (오른쪽) 사진 1


독일 최초의 패시브 하우스 다세대 주택

 

이 프로젝트는 약 70여 명이 거주하는 두 동의 건물 (각각 3 개 층, 5 개 층)에 관한 것인데, 총 24 개의 소모임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어 각종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주택 협동 조합 형태로 그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1999년에 완공된 이 건물들은 독일의 다세대 주택 가운데 최초의 패시브 하우스라 불리게 되었다. 패시브 하우스라는 기준은 쉽게 설명하자면, 기존의 건물에 비해 대표적으로 다섯 가지 측면에서 새로운 기준을 충족시킨 것이다.

 

그 기준이란 ①면적이 넓은 건물의 파사드를 남향으로 설계하여 태양에너지를 최대로 사용하는 것, ②우수한 단열로 말미암아 여열의 반 정도는 난방에 사용될 수 있는 것, ③외벽의 단열은 최소 30 cm 두께로 하는 것, ④삼중창 등 단열 기능이 우수한 창문을 사용하는 것, 그리고 ⑤열교환기를 이용한 환기시스템이다(주3).

 

그리하여 클레호이자는 기존의 방식-1995년 기준-대로 건물을 설계했을 때 사용했을 에너지(즉, 열과 전기)의 20%에 불과한 에너지량 밖에 소모하지 않으며, 추가 비용은 총 10%가 되지 않았다(그마저도 완공된 지 9년이 지나자 회수되었다)(주4).

 

클레호이자 거주민 1인의 시간당 (Wh) 그리고 일 년 (kWh) 동안의 일차에너지 사용 및 생산 (2007년)(주5)


사용한 에너지                                       생산한 에너지

                                                       태양광 39 Wh 또는 342 kWh
총 378 Wh 또는 3311 kWh          풍력 375 Wh 또는 3285 kWh
                                                      총 414 Wh 또는 3627 kWh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에너지 기준

 

방금 간략하게 살펴본 패시브 하우스 기준에 부합하는 건물을 설계하리라는 것 역시 보봉의 구석구석을 계획하던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었다. 주민들은 ‘2천 W 사회’라는 개념을 그들이 살게 될 건물에 적용할 것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2천 W 사회’란 1990년의 전세계 에너지 사용량을 기준으로 미래를 예측했을 때, 앞으로 백년 동안 기후 변화를 2 ℃ 미만으로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 사용량을 제한한 사회를 말한다. 다시 말해, 각 나라마다 에너지를 사용하는 양이 분명히 다르지만 (아주 가난한 나라에서는 한 사람이 한 시간 당 사용하는 양이 5백 Wh 미만이기도 하며, 미국에서는 1만 Wh 가 넘기도 한다), 평균적으로 한 사람이 한 시간에 사용하는 에너지량이  2천 Wh(주6)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수치는 현재 독일에서는 평균 6천 Wh 에 약간 못 미치는 상황으로 2천 Wh 를 훨씬 웃도는데, 클레호이자를 구상하던 사람들은 90년대에 이미 2천 Wh 기준을 고수하고자 했다.


다양한 위치 및 크기의 창문 사진 2

 

이 2천 Wh 중에서 건물 내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는 약 500Wh 로 계산된 것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클레호이자는 2007년 기준으로 봤을 때 일인 당 약 380Wh 밖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니, 2천Wh 기준에 훨씬 못미치는 것이다 (난방, 온수, 전기). 여기에 또 주목할 만한 사실 하나가 더 있는데, 바로 지붕에서는 태양광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주민들이 투자의 일부에 참여해 세워진 풍력발전기가 한 대 있다는 것이다 (풍력발전기는 프라이부르크 외곽 지역의 산지에 있다). 이들로부터 생산되는 전력량은 당시 약 415Wh 였으니, 실제로 필요로 하는 에너지량의 약 109%를 생산한 것이었다(2007년 클레호이자 거주민 전체의 태양광발전량은 연당 약 2만 4천 kWh, 풍력발전량은 연당 약 24만 kWh 였다). 


목재로 된 한 외벽 사진 3

 

협동과 지속가능성

 

클레호이자의 주민들이 협동 조합을 통해 건물 설계에 참여한 것은 여러 방면에서 혁신적이고 흥미로운 특징을 낳게 했다. 우선, 24 개의 소모임이 함께 건물을 지을 부지에 투자를 했기 때문에 토지 취득세가 비교적 저렴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 소모임 구성원들은 세대 (世代)가 매우 다양하게 섞여 있는데, 건물이 지어지고 그들이 입주를 하기 전부터 이웃들과 수많은 만남과 회의를 거친 상황이었으므로 주민들 간의 소통 및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 주민들 간의 소통과 유대감, 그리고 다양한 세대 (世代)의 조화는 따뜻하고 지속가능한 공동체의 한 요소라 할 수 있다. 건물 전체의 큰 틀을 제외한 각 세대 사이의 벽의 위치는 건축 설계업자와 의논하여 조정할 수 있었고, 따라서 다양한 크기의 집이 생겨나게 되었다. 또한 각 세대는 집안 내부 구조와 창문의 위치 및 크기를 자유롭게 주문할 수 있었다. 클레호이자의 외벽의 일부는 목재와 강철로 되어 있는데, 색을 칠하지 않아 앞으로도 수십년간 관리 및 유지비도 절약점이있다. 이 또한 지속가능성의 한 면모라고 할 수 있다.


참고 자료 
● 주 1 http://www.vauban.de (27.08.2014)
● 주 2 http://wiki.stadt.freiburg.de/webkatalog/index.php?

ea=ea31&eb=eb4&ec=ec1105&selectD=1 (27.08.2014) 
● 주 3 http://www.vauban.de/themen/energie/19-passivhaus (27.08.2014)
● 주 4 http://www.kleehaeuser.de/beschreibung.shtml (27.08.2014)
● 주 5 http://www.kleehaeuser.de/energie.shtml (27.08.2014)
● 주 6 ‘2000 W 사회’라는 정의를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 굳이 시간 당 Wh 라는 단위로써 설명을 하게 되었다.

 

사진출처
● Jörg Dengler, Jörg Lange,  

http://www.kleehaeuser.de/impressum.shtml (27.08.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