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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 살다] 변화하는 독일의 지방 정치 - 주택정책으로 보는 베를린 지방선거


훼손된 독일을 위한 대안(AfD) 대형 선거 포스터


지난 9월 4일,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 주에서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 (AfD)가 20%의 득표로 총 71석의 주 의회에서 18석을 차지하며, 제 2당이 되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8% 득표로 의회에 입성했던 녹색당은 4.8%로 5% 미만의 득표로 의회 재입성에 실패하였다.

이 주에서 AfD의 선전은 현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의 난민 정책에 대한 반대 투표라고 분석되고 있다. 이는 메르켈이 기민당의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 주 대표로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던 과거를 돌이켜보면, AfD의 놀라운 득표 수준은 그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벨트 지는 한 정치학자의 언급을 인용하여 “앙겔라 메르켈에 대한 불신의 투표” 라는 제목을 붙인 지방 선거의 결과 기사를 통해 이 현상은 단순한 극우 정당의 득세뿐만이 아니라, 메르켈 총리의 패배라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메르켈 또한 투표 결과를 놓고 이는 분명 난민 정책과 관련이 있고, 총리로써 그리고 이번에 지방 선거에서 AfD에 밀려 제 3당이 된 기민당(CDU)의 대표로써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난민 정책은 올바름을 위한 결정이었고, 그 결정을 유지할 것이라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후 국회에선 메르켈은 ‘(유권자들의) 걱정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팩트를 설명하는 것이 메달(선거 결과)의 양면이다.’라며 결과에 대한 대응 방식을 강조했다.


AfD의 주 성장 동력은 외국인 혐오와 작년 시리아 난민을 위한 국경 개방을 전후로한 난민 혐오를 중심에 둔 포퓰리즘 정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 주의 외국인 비율은 약 4%다. 이는 독일 연방 평균 약 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고, 베를린의 외국인 비율 17%와는 비교가 되지도 않는 수준이다. 적어도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 주 내에서 외국인 혹은 난민 혐오 정서는 언론 그리고 극우 정당이 부추긴 허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선전을 넘어선 AfD의 성공은 이미 충분히 예견된 상황이었다. 작년 함부르크 5%, 브레멘 6%로 5% 득표를 넘기며 AfD는 지방 의회에 입성하며 본격적인 변화를 알렸다. 올해 초 3월 동시에 치뤄진 세 지방 선거에서 AfD는 바덴-뷔르템베르크 15%, 라인란트-팔츠 13% 그리고 작센-안할트 주에서는 무려 24%로 10%를 훌쩍 넘기는 득표로 각 지방에서 성공적으로 의회에 입성하였다.

 

유럽 곳곳에서 터졌던 테러는, 그것이 난민의 소행이건 해당 자국민의 소행이건, AfD의 성공적인 선동에 큰 도움을 주었다. 이런 테러나 범죄에 대한 잘못된 우려는 지난 글을 통해 소개한 바 있다.

 

선거 결과와 독일의 난민 정책을 두고 진행된 한 토론회에서 독일 총리실장인 페터 알트마이어는 “우리는 AfD를 뽑은 유권자들의 걱정을 이해하고, 그들을 비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의 걱정을 해결하기는 커녕, 그들의 걱정을 자신들의 포퓰리즘을 위해 남용하는 정당을 비판하는 것이다."라는 발언으로 염려하는 국민(besorgte Bürger)들의 정서를 이용한 AfD의 전략을 비판하였다.

 

선거 이후 휴양지로 잘 알려진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 주의 우제돔 등의 몇몇 섬 지역구는 AfD가 압도적인 득표를 한 결과가 발표되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늦은 여름 휴가를 취소하거나, 앞으로의 이 지역으로 휴가를 가지 않는다며 보이콧을 하는 웃지 못할 운동도 벌어지기도 했다.

 

2011년 지방의회선거 결과 및 2016년 예상 득표율 (2016년 9월 12일 발표 기준)


이 지역은 베를린 시민들이 즐겨 찾는 여름 휴양지기도 하여, 9월 18일 치뤄질 베를린의 지방의회 선거에도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베를린에서 본격적으로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서, 도시 곳곳에 선거 포스터가 붙기 시작했다. 동시에 AfD에 반대하는 포스터도 붙기 시작했고, AfD의 선거 포스터가 심하게 훼손을 당하는 사건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연예인들은 공개적으로 AfD에 반대하고, AfD를 뽑는 이들의 무지를 조롱하는 노래가 온라인에서 히트를 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가장 최근에 조사된 선거 AfD의 기세는 누그러들지 않은채 14% 득표가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AfD가 독일 정치권에 던지고 있는 크고 작은 파동은 기존의 독일의 정치 진영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투표 결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재 예측에 따르면 베를린에서는 기존 사민당(예측 22%)과 기민당(예측 18%)의 연장이 아닌, 사민당, 녹색당(예측 18%)의 적녹 연정 혹은 좌파당(예측 14%)과 함께 세 정당의 적녹적 연정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언급되고 있다.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 주 역시 동일하게 지난 5년간의 사민당과 기민당과 연정의 연장이 아닌, 사민당과 좌파당의 적적 연정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단순히 높은 투표율이 더 민주적인 결과를 낳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2011년 지방선거에 비해 약 10%가량 상승한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 주의 높은 투표 참여율(61.6%)은 AfD의 투표 동원 덕택이라는 분석과 함께, 베를린에서도 유사하게 지난 지방 의회 선거(60.2%)보다 높게 예상되는 투표 참여율( 65~70%)은 AfD 투표층이 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긴장을 높이고 있다.

 

베를린은 독일 정치의 중심인 만큼, 그리고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공존하는 대안적인 성격을 지닌 도시인 만큼 - 그 선거 결과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택 정책으로 보는 2016년 베를린 지방선거

 

AfD의 득표 수준과 더불어 베를린의 지방 의회 선거를 바라보는 시민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바로 각 정당의 임대 주택 정책이다. 그동안 지면을 통해 공유했던 수많은 베를린의 주택 관련 이슈를 통해 그 중요도를 십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몇 가지 사례를 들자면, 베를린의 주요 주립 도서관 중 하나인 미국 기념 도서관에서는 도시의 주요 이슈와 관련된 주제관을 운영하는데, 선거를 앞둔 현재 운영 중인 주제는 선거이고, 그 아래 5개의 소주제 중 하나가 임대(Mieten)[1]이다.

 

또 다른 사례는 각 정당과 자신의 정책 성향을 비교하여 정당 선택에 도움을 주는 발-오-마트(Wahl-O-Mat) 정당 선택 도우미 프로그램이다. 베를린 주 정치교육 센터와 독일 연방 정치교육 센터(bpb)가 제작한 프로그램으로 현재 베를린을 둘러싼 38가지 주요 현안을 중심으로 어떤 정당이 자신과 유사한 정치적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 그중 주택 정책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된 주제가 6개나 될 정도로, 주택 문제는 현재 베를린의 주요 현안이다.

 

임대 주택 정책은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효과적인 주제이다. 그 어떤 정책보다도 현재 베를린에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체감 효과를 줄 수 있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간 외국 자본의 베를린 부동산 투자로 인한 부동산 투기 문제가 오랫동안 주택난의 한 원인[2]으로 지적되었음에도 아무런 대책이 없이 방치되어 문제를 악화시켜왔다. 하지만 선거를 앞둔 지금 외국인 부동산 투자가에게 특별 세금을 더 부과하는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현 시장이 직접 나서 발표한 것은 베를린에 있어서 주택 문제가 지니는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영화 전리품으로서의 도시 (Stadt als Beute)가 선거철에 맞춰 개봉하는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영화감독은 이 영화를 위해 4년 간 부동산 업계와의 접촉해가며, 베를린 부동산 시장의 속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베를린 집 값이 왜 이렇게 싸냐? 혹시 주택이 방사능에 노출된 것 아니냐?”라며 저렴한 베를린 부동산 가격에 대한 영국 부동산 투자가의 농담을 되새기며 호탕하게 웃는 베를린 부동산 중개업자의 모습은 영화의 의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들이 다루는 주택은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상태가 어떻던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한 투자 대상이자, 그러한 투자의 전리품인 것이다.

 

또한, 작은 영화관이지만 베를린 리시트블릭 영화관(Lichtblick Kino)에서는 9월 한 달 동안 주거공간-임대료 전투, 투기, 억압(Wohnraum-Mieterkämpfe, Spekulation, Verdrängung)이라는 주제로 베를린의 주택난을 다룬 영화들을 특별 상영하고 있다.

 

선거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특히 주택 정책에 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정당의 모든 정책을 소개할 수 없지만, 각 정당의 특징적인 정책을 중심으로 앞으로 5년간 베를린의 주요 정당이 어떤 주택 정책 혹은 주택난 해결책을 시도하게 될지 소개한다.

 

 

사민당의 선거 포스터 중 하나. “베를린은 (월세가 저렴하여) 지불 가능한 도시로 남는다.” © SPD Berlin

 

 

1. 사민당(SPD): 2011년 28.3%, 2016년 22% 예측

 

“지불 가능하고 안전한 베를린에 거주하다.(WOHNEN IN BERLIN - BEZAHLBAR UND SICHER)”라는 제목과 함께 새로운 주택 정책이 아닌 그동안 실행에 옮긴 주택 정책과 결과 그리고 기존 정책에 대한 보완책을 소개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분명 많은 주택 정책들의 취지는 진보적이었지만, 목적과는 다르게 대부분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임대료 제동책: 빈틈이 너무 많아서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졌던 정책으로, 정책 시행 1년 전후로 정책의 효력이 없다는 결과가 여러 연구를 통해 발표되었다. 이에 사민당은 최근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여러 대책(임대인이 이전 세입자의 임대료를 새로운 세입자와의 계약 시 공개하는 것을 의무로 함)을 내놓고 있다.

-사회적 주거공간 공급의 새로운 방향(전환)을 위한 법률: 세입자 주민투표 단체와의 타협을 통해 만들어진 법으로, 주택 촉진 펀드(주택 건설, 구입, 보수 유지 등), 사회주택 월세 보조금(임대료 수입 30% 상한선), 주택 매매를 통한 사유화 방지, 시영 주택회사 운영방식 등을 담고 있다.

-그 외에도 베를린 정부 소유 땅 매매 방식을 최고가 입찰에서 최고의 개발 컨셉으로 변경한 것과 연방 정부 소유 매매 주택을 우선해서 매입하여 주거 안정성을 높이는 등의 정책이 있다.

안전하게 거주하다.[3] © CDU Berlin

 

2. 기민당(CDU): 2011년 23.4%, 2016년 18% 예측

 

선거 프로그램 4장에서 “미래의 도시에서의 좋은 거주 (Gutes Wohnen in der Stadt der Zukunft)”라는 제목으로 주택 정책을 제시하고 있고, 그중 새로운 정책(4장 1절)은 다음과 같다.

 

-앞으로 5년간 매년 1000채의 학생 기숙사 건설

-피난로를 새롭게 확충하도록 지원하여, 지붕 공간을 주택으로 변경하도록 허가

-고층 주택 개발 촉진

-도심 내 저층 슈퍼마켓 건물 위 주택 건물 증축 허가

-건축법 개혁을 통해 도심구역을 신설하여, 도심 내 고밀화 가능케 함

-현재 최고 등급으로 설정된 신규 주 에너지 기준을 2014년도 기준으로 돌려놓음 동시에 단순 외부 단열재의 두께에 대한 측정이 아닌 실제 건물 에너지 차감 수준을 측정하여, 실제로 에너지 절약 법규에 따른 전기료 등의 비용 절감을 가능케 함

-주택 현대화 사업 이후, 임대료가 적정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과거의 사례를 통한 모델 도입

-베를린 주택회사 세입자가 가족 구성의 변화로 오래 살던 큰 주택에서 작은 주택으로 이사할 경우 기존 지불하던 임대료 이상 내지 않아, 이사를 좀 더 손쉽게 갈 수 있도록 장려[4]

 

기민당은 많은 부분에서도 사민당과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주택 정책에 있어서 임대 주택 및 세입자 정책뿐만이 아닌, (미래의) 자가 주택 구입을 장려하고, 주택 매매 관한 변화를 주려는 등(4장 2절)도 과감한 주택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베를린 주 헌법에 명시된 내용에 따라) 자가 주택 건설 및 구매를 촉진

-특히, 자녀를 가진 가족의 자가 주택 건설 및 구매를 위한 추가 대출 제공

-도시 개발 사업에서 일부를 저렴한 자가 주택 개발을 통해 공급

-세입자가 거주하는 임대 주택을 처음 매입할 때 최대 30만 유로까지 부동산 세 면제

-기존 부동산 회사들의 편법[5]을 통한 부동산 매입에 세금을 부과

-일정 비율의 베를린 주택회사 임대 주택을 현 세입자에게 매매할 수 있도록 허가

-주택 조합 및 건설 그룹 등의 대안적인 주택 개발 방식 촉진

 

“임대 상어의 이빨을 빼내자!”[6] © Bündnis 90/Die Grünen Berlin

 

3. 녹색당 (BÜNDNIS 90/DIE GRÜNEN): 2011년 17,6%, 2016년 18% 예측

 

“주거는 사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Wohnen darf kein Luxus sein)”라는 제목과 함께 선거 프로그램 1장 2절에서 임대 주택 정책을 제시한다.

 

-도시 내에서 다양한 소득 계층, 인종, 가족 등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에서 배제되는 이들이 없도록 함 (소득에 기초한 임대료 산정, 그동안 임대료 폭등의 주원인이었던 주택 개량화 및 에너지 효율 주택 개량화 사업으로 임대료에 부과되는 공사비의 비율을 11%에서 5%로 낮춤)

-수익형 임대주택의 목적으로 부동산 투기를 하는 개인이나 기업으로 인한 주택난을 막기 위해 최소 7%에서 시작하는 단계별 부동산 취득세 도입

-에너지 효율 주택으로 개량 시, 난방비를 포함한 임대료(Warmmiete)[7]가 개량화 이전 수준을 넘지 않도록 규제

-다양한 개발 주체(건설 그룹, 주택 협동조합 등)을 장려.

-신규 주택 개발 시 30%는 민간 개발을 통한 저렴 주택을 공급하고, 50%는 정부 투자를 통한 저렴 주택 공급을 목표로 하여 신규 개발을 통한 지불 가능한 월세 주택 조성

-현재 약 30%에 달하는 비영리로 운영되는 임대 주택 물량을 40%까지 늘림

 

임대료 반항아. “애니 할머니는 (지금 살고 있는 집에) 남는다.”[8] © Die Linke Berlin

 

4. 좌파당 (Die Linke): 2011년 11,7%, 2016년 14% 예측

 

“사회적인 메트로폴리스: 민주적이고, 지불 가능하고 살 가치가 있는(Soziale Metropole: demokratisch, bezahlbar und lebenswert)”이라는 선거 프로그램 5장 항목을 통해 주택 정책과 도시 개발에 대한 정책을 담았다.

 

-사회 복지 대상자를 위한 주택이 임대료 기준표에 적합한 임대료를 지불토록 규정[9]

-강제퇴거당한 사람이 사회 주택 공급의 우선권을 받도록 하고, 동시에 강제 퇴거를 막는 대안에 대한 필요

-곤경에 처한 이들과 난민을 위한 적절한 양의 주택 확보

-난민, 노인, 대가족, 장애인 등 다양한 세입자에 걸맞은 유형의 주택 공급 및 차별 방지

-새로운 임대 계약 시 물가 상승률 이상 임대료 상승 금지

-주택 현대화 비용의 일부를 임대료에 부과하는 것 철폐

-집주인이 임대 주택을 실제 거주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세입자에게 임대 계약 종료 통보 이후의 계약 종료 기간인 기존 3개월을 더 늘려, 최대한 세입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함

-비영리 주택 사업(주택 조합 등)의 주택 사업을 장려

-베를린 주택 회사들을 통해 매년 10,000채의 사회 주택 공급  

 

이처럼 각 정당들은 각 정당이 특성을 살리며,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이미지에 걸맞게 도시를 유지하기 위한 지난 5년간의 정책의 보완하고, 더 나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공약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베를린의 세입자들은 만족하지 않은채 더 많은 정책의 실현과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임대료를 멈추자 시위 모습

 

 

지난 토요일(10일)에는 천여 명의 세입자들이 모여 “임대료(상승)를 멈추자!(Mietenstopp!)” 시위를 벌였다. 젊은이들이 주축이 되는 일반적인 정치적 시위와 다르게, 이 시위에는 수많은 노인 그리고 장애인도 함께 한 시위였다. 주택난은 가장 먼저 사회적 약자인 이들에게 들이닥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지역에서 한자리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의 문제는 제각각 다르고 해결책도 요구하는 해결책도 모두 달랐다. 하지만 모두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주택난과 임대료 문제라는 거대한 주제로 이들은 한자리에 모였고, 9월 18일 세를 늘리고 있는 극우 정당의 문제뿐만 아니라, 주택난에 시달려온 시민들의 표심이 앞으로 베를린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각주
[1] 나머지 4가지 소주제는 정당, 민주주의와 정치적 삶, 피난 그리고 일자리와 안보이다.

 

[2] 주택난이 비교적 덜했던 2009년에는 약 14%에 불과했던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 비율은 주택난이 정점을 찍고 있는 2015년에는 68%에 달했다.

 

[3] 기민당은 최근 테러나 도시 내 범죄 등에 무관용(Null Toleranz)의 태도로 강경하게 대응하는 이미지를 바탕로 이번 선거에서 안전함, 강함을 키워드로 한 정책을 구성하고 홍보하고 있고, 편안하고 익숙한 분위기를 컨셉으로 잡은 라이벌 사민당과 차별을 두고 있다.

 

[4] 베를린에서 오랫동안 한 집에서 산 경우 임대료가 수년, 수십 년 전 수준으로 묶여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 임대료가 급등하며, 이로 인해 가족 구성원이 줄어도 임대료가 오히려 더 비싸서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지 못하는 경우나, 가족 구성원이 늘었지만 임대료로 인해 작은 집에서 머무를 수밖에 없는  등 가족 구성원에 맞는 수준의 주택으로 이사를 가지 못한 채 기존의 집에서 맞춰서 사는 감금 현상(Lock-in-Effekt)이 늘고 있다.

 

[5] 부동산 회사가 부동산을 매입할 때, 직접 구입하는 것이 아닌 해당 부동산을 소유한 조합을 세워 그 조합의 지분을 소유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세를 내지 않았고, 그로 인해 예상키로는 수백만 유로의 세금은 거두지 못했다고 한다.

 

[6] 베를린뿐만 아니라, 독일 주요 도시에서 주택난이 가중되면서 그중 한 문제로 덩치가 점점 커지고 있는 기업형 임대 주택 사업이 주된 문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임대 상어는 임대 주택 물량을 계속해서 늘리며 몸집을 불리고 있는 대형 임대주택 기업을 빗대는 말이다.

 

[7]공사비가 임대료에 부과되므로, 임대료는 상승하지만 그만큼 난방비 등이 절약되야하는 것인 주택 개량 및 에너지 효율 주택 개량화 사업의 목적이었지만, 그동안 이 방식은 난방비 절약과는 무관하게 임대료를 올리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8] 좌파당의 주택 정책 선거 홍보 포스터는 베를린 라이니켄도르프Reinickendorf에서 세입자 투쟁을 한, 이제는 하나의 상징이 된 95세 애니 렌즈(Anni Lenz)의 모습을 담았다. 하지만 이 사진을 사용하며, 그에게 대해 동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되어 논란을 일으켰다. 게다가 Anni Lenz는 오랜 세월 좌파당이 아닌 사민당을 찍어온 것으로 기사를 통해 밝혔고, 앞으로도 계속 사민당을 뽑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하며 곤욕을 치르기까지 했다.

 

[9] 기존의 사회 복지 대상자들이 거주하던 주택의 임대료는 임대료 기준표가 아닌 시장 가격에 맞춰 운영되는 경우도 있었고, 복지 규정과 실제 임대료 차이 등으로 인해 강제 퇴거를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