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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자료 - 해외소식
[번역] 엘론 머스크, '로봇으로 인해 기본소득 대중화될 것

캐서린 클리포드(Catherine Clifford)

번역 : 조안나(편집위원)

2016년11월18일

 

 

로봇 공학과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햄버거 가게 주방 점원, 트럭 운전사, 출납원 등은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이렇게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경우 유일한 해결책은 정부에서 일정한 금액을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보편적 기본소득의 시행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해 분명하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보편적 기본소득이 필요한 이유

 

옥스퍼드 대학교의 칼 프레이(Carl Frey)와 마이클 오스본(Michael Osborne) 교수는 2013년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10-20년 이내에 미국 내 일자리 중 47%가 로봇과 자동화 기술로 대체될 수 있다고 예측하며 특히, 교통, 물류, 사무관리, 제조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저개발국에서는 실직 가능성이 훨씬 더 심각합니다. 세계 은행의 2016년 분석에 따르면 전세계 개발도상국의 모든 직업 중 약 2/3가 자동화로 대체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전세계 노동력이 현대화되고 저숙련 노동자가 직업을 잃으면서 보편적 기본소득 즉, 모든 거주자가 실업 유무, 부와 상관없이 정부로부터 정기적으로 고정 지급액을 받는다는 아이디어가 힘을 받고 있습니다.

 

솔라시티, 테슬라, 스페이스엑스의 창립자이자 CEO인 엘론 머스크(Elon Musk)는 최근에 보편적 기본소득은 미국이 채택하게 될 합리적인 다음 정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머스크는 “자동화로 인해 보편적 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을 결정할 수 밖에 없어요. 다른 대안은 찾기 어려워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인터뷰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엘론 머스크만이 아닙니다. 아직까지 국가 전체에서 보편적 기본소득을 시행하는 나라는 없지만 일부 북유럽 국가들은 개별적으로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있습니다.

 

보편적 기본소득의 진척 상황 – 세계

 

핀란드는 현재 보편적 기본소득의 시험 시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핀란드 보건복지부에서 작성한 문건에 따르면 현재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2017년과 2018년에 실제 테스트를 진행해 2019년까지 결과를 도출할 예정으로, 이 연구를 위해 2,000명의 개인에게 매달 560유로(한화 약 67만 원)를 지급한다고 합니다.

 

네덜란드의 운동가들은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투표를 진행하기 위해 60,000명의 서명을 받아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Basisinkomen 2018이라는 이 네덜란드 단체는 성인 1,000유로(한화 약 120만 원), 어린이 200유로(24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Basisinkomen 2018 운동의 대표인Johan Luijendijk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자식을 돌보든, 사업을 하든, 일을 하든, 자원 봉사를 하든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에 기본소득을 지지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과 소명에서 출발하는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모두에게 유익한 일이 아닐까요? 기본소득을 채택하면 사회 보장 제도와 거대한 관료사회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스위스는 2016년 여름 매달 2,500스위스 프랑(한화 약 300만 원)을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소득 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했으나 부결된 바 있습니다.

 

보편적 기본소득의 진척 상황 – 미국

 

미국에서 보편적 기본소득은 거의 승산이 없어 보입니다.

 

(뉴욕 타임즈의) 베스트셀러 소설, <로봇의 부상: 인공지능의 진화와 미래의 실직위협>을 쓴 마틴 포드(Martin Ford)는 “분명히 정치적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없으며 가까운 미래에는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요.” 라고 전화 인터뷰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사회 안전망 구축 프로그램 면에서 미국이 뒤처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요. 우리는 선진 공업국 중에서는 가장 상황이 좋지 않으며 솔선수범하여 복지를 진행하지 못할 거예요.”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이 보편적인 의료 서비스를 추진하기는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폐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핀란드, 스위스, 네덜란드와 같은 나라들은 미국보다 작고 단일 민족 국가이기 때문에 보편적 기본소득을 고려할 수 있었으며 여론 역시 이미 정부의 복지 정책을 상당히 지지하고 있었다며 작가는 다음과 같이 덧붙입니다.

 

“인종 차별 등을 겪고 있다면 정치적으로 강력한 안전망 정책을 통과시키기 어렵습니다.”

 

“사람들에게 대가 없이 돈을 준다는 것은 [미국] 사람들에게는 적응이 필요한 개념으로, 신교도의 직업 윤리 등 미국의 기본 가치에 반하는 측면이 있죠.”

 

하지만,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Y Combinator에서는 민간 자본을 들여 단기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미국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는 것이라고 Y Combinator Group의 대표인 샘 알트만(Sam Altman)은 설명하며 오클랜드 시의 일부 주민들에게 “조건 없이” 돈을 지급하는 프로젝트로, 프로젝트 관리자들은 “기본소득으로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사람들이 그 자유를 체험하는 방법을 보고자 하는 것이죠.” 라고 밝혔습니다. 만약 성공한다면 좀 더 규모가 크고 장기적인 후속 프로그램이 기획될 것입니다.

 

“앞으로 어느 시점에서는 기술로 인해 전통적인 직업이 사라지고 거대한 새로운 부가 생성되면서 국가 차원의 이러한 프로그램이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부터 50년 후에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공포를 이용했던 것이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도 있어요.” 라고 알트만은 덧붙였습니다.

 

보편적 기본소득의 결과

 

미국이 정치적, 문화적 과제를 극복하고 보편적 기본소득을 시행할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매달 $1,000(한화 약 110만 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민들이 일, 아마도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지 않는 범위이면서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최소한의 지원금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금액이 책정될 것입니다.

 

“ 먼 미래가 되면 로봇과 컴퓨터가 모든 일을 하는 자동화 시대에 맞는 경제체제가 저절로 갖춰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잘못된 생각이에요. 우리는 지금도 그러한 체제를 갖추고 있지 않으며 조만간 갖추게 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일을 하도록 하는 장려금만을 고려하고 있는 거죠.” 라고 포드는 지적합니다.

 

적정선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은 시험과 실험이 필요한 민감한 작업입니다.

 

정부에서 정기적으로 지급한다고 해도 미국의 노동자들이 모두 직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Ford는 예측합니다. “과반수 이상은 더 일할 거예요. 할 수 있다면 일할 것이고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있으며 어쩌면 아르바이트만 하려고 할 수도 있겠죠. 기본소득이 있으면 그 정도로 충분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사업을 시작하거나.”

 

실제로 개인에게 안전망을 제공하면 창의성과 혁신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좀 더 기업가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겠죠. 안전망이 있을 때 사람들은 위험을 감수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역동적인 경제체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많지는 않기를 바라지만 일부 사람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 있어요. 집에만 있으면서 게임을 하거나 마약을 할 수도 있고. 이것은 어쩔 수 없는 경우이고 감당해야 할 비용 중 일부에 불과해요.”라고 덧붙였습니다.

 

보편적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

 

모든 거주자에게 지원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 3억 명의 사람들에게 매달 $1,000를 지급하려면 매달 3천억 달러(한화 약 360조 원)의 기본소득을 지불해야 합니다. 매년 약 4000조 원 가까이 됩니다.

 

네덜란드에서는 보편적 기본소득 재원의 30%를 기업이익세, 대기오염세, 보다 높은 거액세 등 여러 세금으로 마련할 수 있다고 Luijendijk는 이야기합니다. 또한 Basisinkomen 2018은 사회 보장 제도와 같은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대체하기 때문에 보편적 기본소득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회 복지 프로그램의 대안으로 보편적 기본소득을 사용한다는 네덜란드의 제안은 특이한 것입니다. 기본소득 유럽 네트워크(BIEN)의 명사들은 2016년 서울에서 있었던 총회에서 보편적 기본소득은 다른 사회 정책이나 권리의 대안이 되어서는 안되지만 다른 정책과 결합하여 작동할 수 있다는 데는 동의했다고 Basic Income News의 창립자이자 조지타운 대학교 SFS-Qatar의 부교수인 Karl Widerquist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밝혔습니다.

 

“보편적 기본소득을 나머지 사회 안전망의 대체물로 인식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원칙적으로 대체물로 생각하고 어떤 사람들은 간극을 채울 보완물로 보고 있죠.”

 

“대체물로 여기는 사람들이 그렇게 인식하도록 인상을 만들고 있는데 올바르지 않은 방향이에요.”

 

보편적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비과세 실제 지급액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Widerquist는 고액 순자산 보유자에 대해서는 보편적 기본소득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그렇게 되면 정부는 다른 수입원에 대한 세금을 올릴 수 있습니다.

 

어느 쪽으로 바라보든 “돈이 들 수 밖에 없어요.”라고 포드는 이야기합니다. 형태나 방식 등의 면에서 세금이 올라가야만 하며 자동화 체계로 부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경제체제에서 상위 그룹의 개인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우리는 기술이 불평등을 야기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매우 부유한 소수의 사람들, 특히 많은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새로운 자본이 될 로봇과 기술을 보유해 다시 엄청나게 부를 축적하게 될 텐데. 이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매겨야 해요.” 그 밖에 자본세, 소비세, 탄소세 등을 통해서도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포드는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단언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어느 시점부터는 기본소득을 시행하는 것이 시행하지 않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드는 때가 올 것이며 그때는 시행이 더 쉬워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