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전환연구소 로고
연구 및 자료 - 해외소식
[번역] 간과할 수 없는 기후변화와 정신 건강의 상관 관계

2018년 4월 17일

작성자: Helen Berry

번역: 조안나

    
기후변화가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라는 점이 이제 널리 인정되고 있습니다. 열파(heatwaves)에 노출되는 사람 수의 증가부터 뎅기열 같은 감염 질병의 위험이 높아지는 문제까지 기후변화는 이미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로 극단적인 날씨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한다는 일련의 증거는 해를 거듭할수록 쌓여가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자주 피해를 입고 있으며 집과 직장을 잃고 환경 훼손을 겪으며 심지어 생명을 잃기도 합니다.

이러한 모든 문제들은 대체로 장기에 걸쳐 심각하게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주제에 대한 연구가 비교적 적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도 소홀합니다.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입니다. 정신건강은 기후변화를 포함해 우리 앞에 놓인 문제를 잘 대처하고 해결하기 위한 능력의 필수요소입니다. 그러므로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무시되는 연구


매년 전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정신질환을 겪고 있습니다. 인생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무서워하고 고통스러워하며 혼란스러워합니다.. 직장, 관계, 재정, 커뮤니티 참여, 신체 건강에 모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럼에도 정신질환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하고 못하고 있으며 낙인을 찍고 두려워하고 대체로 부끄러워하거나 격리시켜 버립니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정신건강서비스와 연구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정신건강과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는 똑같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주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실린 한 연구는 기후변화와 정신건강 연구를 위한 온라인 리서치 데이터베이스 스코퍼스(Scopus) 검색이 2007년부터 2018년까지 208개에 불과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중 29개만이 정신건강에 대해 심각하게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연구는 정신건강에 미친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해 무엇을 설명하고 있을까요?

 

악화하는 위험


전반적으로, 논문 데이터베이스에서는 기후변화로 극단적인 상황에 노출된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걱정, 불안, 우울, 괴로움, 상실감, 슬픔, 정신적 외상, 심지어 자살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들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열파는 특별한 관심대상입니다. 호주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았을 때 열파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실업으로 인한 영향과 맞먹습니다. 열대야(Night-time heat)로 수면량에 영향을 받고 이로 인해 정신건강이 악화되며 일부 향정신성 약물은 열파가 있는 동안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됩니다.

호주 아델레이드 시에 열파가 발생한 동안 정신건강 문제로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 수가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연구와 폭염, 곡물 생산 감소와 인도 농부의 자살 사이에 연관성을 밝히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날씨 관련 재해의 영향은 좀 더 극단적일 수 있는데 가장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식량 부족, 공공 인프라 파괴와 교통 혼잡, 단전, 농지 및 휴양림 훼손, 성지 파괴, 심지어는 강제 이주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필수 약물과 의료지원 공급이 중단될 수 있고 돌봄의 연속성이 끊어질 수 있습니다.

재해로 인한 재건과 회복을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응급서비스, 간호사, 약사와 같이 최전선에서 이에 대응하는 사람들과 병원, 요양시설, 의료서비스 센터 등 공공 보건 관련 자원이 받는 부담은 급격하게 증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부담은 이에 영향을 받으면서 또한 그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사회와 공동체의 스트레스가 됩니다. 자원봉사자와 유급 서비스 제공자는 극도의 피로를 느끼게 되고 비즈니스와 경제 기회에 영향을 미치며 소득은 줄고 생산성은 떨어집니다. 열악한 건강 조건을 만드는 핵심인 불평등 또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시간, 돈, 스트레스에 대한 부담으로 사람들은 서로를 돕고 함께하며 공동체에 참여하는 시간을 줄이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사회 결속력과 정체성이 약화됩니다. 경우에 따라 사회적 고립이 나타나거나 강화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우리는 정신건강의 중요한 원동력을 잃게 됩니다.

논문 데이터베이스를 살펴보면 자연재해로 인한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는 여성, 어린이, 이민자, 장애인의 동거인, 소수민족과 같은 약자에게 특히 많이 발생합니다.

    

홍수 문제

 

영국의 홍수가 또 하나의 예입니다. 영국 공중보건국(PHE, Public Health England)이 실시한 연구

에서 잉글랜드 남부의 루이스 지역에서 2000년에 있었던 홍수로 공동체 차원의 정신적 고통이 4배가 되었고

이러한 정신적인 문제는 홍수가 난 지 4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PHE 연구원들은 조사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이에 대한 내용을 확인했고 육체적인 문제뿐 아니라 정신적인 영향 그리고 “2차 스트레스 요인”인 홍수로 인한 재정 문제, 보험 청구 문제, 관계 스트레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연구 첫 해에는 홍수 지역과 심지어 직접적으로 홍수 피해를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우울증, 불안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나타났습니다. 문제의 비율은 홍수 피해를 받은 가정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홍수로 가정의 수도, 전기 사용에 지장을 받거나 의료서비스가 방해를 받았을 때, 집에서 강제로 이주해야 했을 때가 높았습니다.


좋은 소식은 홍수에 대해 사전 경고를 하면 정신건강 문제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었다는 것인데 이것이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얻은 중요한 교훈입니다.

 

앞으로의 길


지금까지 이루어진 연구는 기후변화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그 연관관계를 계속해서 분석해야 하며 이론을 실험하고 좀 더 분명한 증거를 수집해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sation)는 종합정신건강행동계획(Comprehensive Mental Health Action Plan) 2013-2020에서 더 많고 더 좋은 연구 기반 정신건강 지원에 대한 잠재적이고 전세계적으로 충족되지 않은 커다란 욕구에 대해 주목했습니다.

정신건강과 기후변화는 모두 복잡한 문제로, 이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지정학적, 사회경제적, 생태적, 환경적 요인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가장 적절한 해결책을 파악하려면 세부적인 내용뿐 아니라 큰 그림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여기에 필요한 연구가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기후변화와 정신건강 시스템에서 유해한 부분과 조정할 수 있는 경로를 파악하고 이를 억제하고 바꾸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우리의 지역, 국가, 세계 공동체가 이야기해야 할 때입니다.

다행히도 사람들은 이제 개인이 아닌 집단적 차원에서 기후변화를 우려하고 있으며 이 우려가 곧 기후변화에 대한 행동의 동기가 되어 정신건강을 개선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제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이 칼럼은 Carbon Brief에 실린 글입니다. Carbon Brief는 기후과학, 기후정책, 에너지 정책에 대한 최신 개발 소식을 소개하고 있는 영국의 웹사이트입니다.

 

* Helen Berry 교수는 시드니대학교의 기후변화 및 정신건강 전공 취임교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