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Basic Income News에 실린 오피니언 기사 “Basic Income and the Ecologic Transition”(2018년 4월 16일)을 완역한 것이다. 기사 작성자는 마르틴 라호 아즈케타(Martin Lago Azqueta)이다. 이 기사는 Creative Commons license CC BY NC SA 라이선스에 따라 출판되었다.
Martin Lago Azqueta (2018). “Basic Income and the Ecologic Transition”. Basic Income News. (16 April)
작성자: Martin Lago Azqueta
번역: 이건민(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상임연구원, 녹색전환연구소 전환소식 편집위원)
작년 한 해 동안, 나는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UBI)의 실행이 어떻게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칠 지와 지속가능한 생활양식으로의 전환을 어떻게 북돋우거나 약화시킬지를 자문하였다.
우리는 수많은 요소들이 상호 연관되고 가시적인 위기들(특히 강제이주, 실업, 폭력, 기아, 극빈)을 낳고 있는 복잡한 세계에 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가 복잡하고 상호 연관된 하나의 단일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위기의 뿌리는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에 있다. 협력하는 대신에 경쟁하기, 우리가 인류로서 갖고 있는 자원을 공유하는 대신에 이를 놓고 싸우기.
그 결과 21세기에 인류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도전들을 상대해야만 할 것이다.
• 지구상에 100억명이 살게 됨
• 기후변화와 생태위기
• 역사상 최고의 이주율
• 역사상 최고의 불평등도
• 4차 산업혁명
이러한 다섯 요소들은 패러다임 전환의 주요 동인이다. 각각의 이러한 도전들은 구체적인 정책과 함께 다루어져야만 하는데, 하지만 만약 우리가 이러한 요소들 간 관련성들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성공할 수 없다.
우리는 경제를 전환시켜야만 하며, 사회와 자연에 미치는 영향들에 우선순위를 부여해야만 한다. 이러한 전환은 다양한 수준들에서 깊숙이 이루어져야만 하는데, 생산에서 소비까지, 그리고 우리의 사고방식에 이르기까지 그러해야만 한다. 우리는 서로 경쟁할 수 없으며, 승자와 패자로 갈리는 세상을 만들 수 없다. 우리는 우리 중 어느 누구도 뒤에 남겨둘 수 없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체계 하에서 실패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가 역사상 가장 높은 이주율과 불평등도를 기록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후변화는 수백만 사람들의 삶을 위협하며, 빈곤층은 이러한 기후파괴에 가장 취약한 집단이다.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에 기인하며, 우리의 소비 패턴들과 관련된다. 이는 생태학적 전환의 또 다른 이유이다. 기후변화는 만약 우리가 그것과 관련한 어떤 것도 하지 않는다면 악화될 것인데,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소비하고 생산하는 방식을 전환시켜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노동시장의 구조와 일이 이루어지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인공지능과 자동화는 무수한 일자리들을 사라지게 할 것인데, 또한 동시에 남아 있는 노동이 수행되는 방식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가장 즉각적인 영향은 저숙련노동자들과 그 밖에 재훈련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중에서 높은 실업을 초래하는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이니셔티브들이 시민들의 안녕(wellbeing)을 보장하기 위한 하나의 흥미로운 정책으로서 기본소득을 지목해왔다. 그 아이디어를 시험해온 일부 지역들에는 전통적인 보기인 알래스카와 캐나다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핀란드, 케냐, 인도도 포함된다. 이러한 이니셔티브들의 대부분은 주정부나 지방정부에서 비롯되는데, 시민사회 역시 예를 들어 케냐에서의 “기브 다이렉틀리”(Give Directly)나 인도에서의 유니세프와 같은 비정부기구를 통해 기본소득 실험을 시작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과 같은 일부 민간기업들 또한 관심을 보여 왔다.
기본소득 실험들에서, 안녕의 증진이 관찰되어왔다. 빈곤은 감소한 반면, 스트레스 수준은 더 낮아지고, 건강은 더 좋아지며, 젊은이들의 교육시간은 늘어나고, 한 가족당 노동시간은 13% 감소하였다1).
나는 이러한 효과들이 흥미로우며 21세기의 상황에 잘 맞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13%의 노동시간 감소는 높은 실업률과 호환될 수 있다. 낮은 스트레스 수준은 고도로 스트레스를 받는 세상에서, 특히나 선진국에서 좋은 소식이다. 더 나은 건강은 언제나 좋은 소식이며, 아마도 스트레스 수준과 연관된다.
교육시간 증가는 아마도 최고의 부수효과일 것이다. 우리는 기술이 어떻게 우리의 일과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지를 알기 시작했으며,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심지어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개발하는지를 배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교육 부문은 혼자 힘으로 새로운 과정을 만들고 있다. 미래에는 높은 자격을 갖춘 노동의 대부분이 인공지능에 적응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하며, 대부분의 학사학위는 향후 4년 동안에 조정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주효과인 빈곤완화를 보자면, 나는 스페인의 맥락에서 매달 700유로의 기본소득(면세 적용)을 지급하고 모든 노동에 49%의 단일세율을 적용한다는 가정 하에 모의실험을 실시하였다.

2014년 기준 스페인의 연간 순 급여. 파란색은 현재 상태를 나타내며, 오렌지색은 기본소득의 경우를 나타냄. (역주: 가로축은 1분위에서 10분위까지를 나타내며, 세로축의 단위는 유로임.) 출처: Agencia Tributaria (2015). Informe Anual De Recaudación Tributaria. Servicio de Estudios Tributarios y Estadísticas. Madrid. (스페인 국세청(2015). 『연간세금징수보고서』. 세무 및 통계 조사 서비스. 마드리드.)
스페인의 상대빈곤선은 월 684유로이므로, 만약 이 정책이 전국에 걸쳐 시행된다면, 우리는 빈곤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스페인 인구의 22.3%가 2016년에 이 수준 아래에 있었다는 것을 명심해야만 한다2).
우리가 수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극빈층은 이 정책으로 가장 큰 수혜를 받는 집단이며, 그 이후로 혜택은 점차 줄어들다가 가장 부유한 30%는 실제로 순부담계층이 된다. 보편적 기본소득은 기타 보조금(30%), 직접세(50%), 그리고 간접세(20%)로부터 재원이 조달되었다. 잠재적 혜택을 고려한다면, 기본소득의 재원을 발견하는 것은 쉽고 효율적이었다.
하지만 나의 질문은 여전히 대답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기본소득은 생태적 전환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인가? 나는 상당히 걱정했는데, 왜냐하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이러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만약에 우리가 더 이상 아무 것도 바꾸지 않는다면 모두에게 돈을 보내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보았다.
나는 생태적 전환에 시너지 효과를 내는 약간의 흥미로운 영향들을 발견했다.
• 더 장기간의, 더 질 높은 교육
• 더 낮은 노동강도. 이것은 아마도 더 나은 노동분배를 낳을지 모른다.
• 가족 돌봄과 가사노동의 증가
• 모든 사람이 이러한 기본소득을 받기 때문에 발생하는 통합적 심성(inclusive mentality)으로의 변화
• 개인의 임파워먼트 변화. 자원이 주어지며 올바른 선택을 자유롭게 함
• 빈곤의 엄청난 감소
생태적 전환은 복잡하며, 수많은 전환들을 포함한다. 하지만 그것은 만약 우리가 우리의 생활수준이 빈곤선을 넘도록 보장하지 않는다면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만약 꽁꽁 얼 정도로 추위에 떠는 가족이 어떠한 또 다른 선택지도 갖고 있지 않을 경우에 그들에게 난방과 요리를 위해 필요한 나무패기를 하지 말라고 요청할 수 없다. 기본소득은 정확히 선택지 갖기에 관한 것이다. 주요 반론 중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자원을 오용할 것이라는 비판이다. 나는 지난주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하는 기사를 읽었다. 기본소득과 음식 및 주거 쿠폰 증에서, 두 아이가 있으며 도박문제를 겪고 있는 여성을 돕기 위한 최선의 방안은 과연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은 기본적으로 빈곤층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빈곤을 어떻게 인지하는지를 보여준다. 나는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으며, 그들은 다른 사람들만큼 똑똑하다. 유일한 차이는 그들이 교육, 사회통합, 또는 일자리 기회들 면에서 동일한 선택지들을 갖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나는 기본소득이 빈곤을 즉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 않으며, 많은 사회복지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기본소득이 약간의 균형을 달성하는 데, 그리고 더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단단한 기반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1)Evelyn L. Forget (2011). The town with no poverty. Community Health Sciences. Faculty of Medicine. University of Manitoba. 750 Bannatyne Ave. Winnipeg MB R3E 0W3. Canada.
2)출처: Instituto Nacional de Estadística(스페인 국립통계연구소) 2016. 만약 우리가 예를 들어 유럽의 맥락에서 사용되는 APORE(역주: At risk of Poverty Or Social Exclusion의 약어. 빈곤 또는 사회적 배제의 위험에 놓일 확률을 나타내는 지표.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참조)와 같은 또 다른 지표를 고려한다면, 스페인 인구의 27.9%는 빈곤 위험에 처해 있다(APORE,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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