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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기후변화로부터 커피를 지키기 위한 투쟁

번역: 조안나(편집위원)
2019/3/22 Stephanie Parker


기후변화로 인해 중앙아메리카의 커피 재배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기존의 재배 고도에서 고품질의 아라비카 원두를 생산하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강수량은 불규칙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워 어떤 때에는 홍수가 어떤 때에는 가뭄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한 기후변화는 2019년부터 중앙아메리카에 커피 녹병 등의 질병과 해충을 확산시켜 커피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커피 문제
"기후 변화가 장기적으로 커피 생산에 중요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월드커피리서치(World Coffee Research)의 한나 노이슈반더르(Hanna Neuschwander) 홍보이사는이야기합니다.
월드커피리서치는 그린마운틴커피(Green Mountain Coffee Roasters), 카운터컬처커피(Counter Culture Coffee),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peciali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 등 유수의 커피 관련 기업과 단체들이 설립한 비영리 연구 개발 단체로, 현재 기후변화에 맞서 커피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습니다.
 커피는 기후변화에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124종의 야생 커피종이 있지만,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만이 영리 목적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야생종의 60%는 삼림 벌채, 해충, 병원균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기존의 경작지는 기온이 높아지고 강수량을 예측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야생종을 경작하거나 수확하지는 않지만, 이 종들 고유의 특성을 이용해 가뭄이나 고온에서 잘 자랄 수 있는 교배종을 만들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중앙아메리카는 특히 환경에 취약한 커피 경작지입니다. 2019년 현재 60kg 포대로 삼백삼십만 개를 생산하고 있는 과테말라는 꾸준히 기후변화에 가장 영향을 받는 세계 10대 국가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가장 크게 위협을 받고 있는 농부들은 소규모 자작농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경작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세계 커피의 20% 정도는 천이백만 명의 영세농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65%는 광활한 경작지를 소유한 백5십만 명의 농장주들이 생산하고 있으며 이들은 이렇게 번 돈을 다시 자신들의 농장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에 이르는 트리피니오 지역은 커피 재배와 관련해 큰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농부들은 로부스타 원두보다 품질이 좋은 아라비카 원두를 주로 경작하고 있습니다. 아라비카는 일반적으로 해발 1,300-1,500m에서 자랍니다. 섭씨 32도에서도 자랄 수 있지만 최적의 기온은 18-22도입니다.
하지만 이 커피 재배 고도의 평균 기온과 최고 온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습니다. 아라비카 원두를 계속해서 재배하기 위해 농부들은 더 높은 고도로 이동해야 합니다. 과테말라와 온두라스의 농부들은 더 높은 지역으로 이동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은 현재 삼림으로 되어 있어 농부들이 커피 경작을 위해 이동하게 되면 삼림을 벌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삼림 벌채는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변화를 더욱 부추기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들 지역의 '우기'와 건기'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건기에 비가 더 내리고 우기에 비가 내리지 않는가하면 허리케인 등으로 인해 거센 비와 악천후가 자주 나타나기도 합니다.
"우기가 짧아지고 있습니다"라고 과테말라 산타로사의 63세 커피 농부 이반 리카르도 모랄레스(Ivan Ricardo Morales) 씨는 말합니다. "예전과 비슷한 양의 비가 내리지만 기간이 짧아졌습니다." 그는 아들 리고 베르토가 운영하는 100헥타르 크기의 농장 Finca El Carmen의 소유주입니다.
비가 너무 빨리 내리면 꽃이 빨리 피고, 비가 갑자기 멈추면 수정에 실패합니다. 또한 비가 오지 않으면 나무가 고사합니다. 비가 한 번에 모두 내리면 홍수가 되어 도로가 쓸려 가고 농부들이 시장으로 커피를 운반하기 힘들게 됩니다. 또한 해가 있어야 할 때 비가 오기 때문에 커피 원두를 건조하는 일이 어렵습니다.
현재 커피 원자잿값은 2011년 급격히 떨어져 파운드(1.4kg)당 3달러에서 1달러까지 내려갔습니다. 이반 씨와 리고 베르토 씨는 스페셜티 커피 시장, 로스터리, 매장에 자신들의 원두 중 일부를 판매하고 있으며 특정 품질의 원두는 프리미엄을 더해 높은 가격을 받고 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원자재 가격의 두 배가 넘는 파운드 당 2.2-2.5 달러의 고정 가격으로 계약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커피 농부들에게 이런 선택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낮은 가격은 커피 생산의 어려움을 배가시킵니다.
모랄레스 씨는 1975년부터 커피 농장에서 일해왔습니다. 그에 따르면, 전에는 커피 농부들이 커피 재배법을 알고 있었고 어렵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기후변화로 적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적응하기 위한 노력
적응할 것인가, 경감시킬 것인가? 이는 과학자, 농부, 농업 강사들을 위해 과테말라 치말테낭고 지역에서 열린 프레빈 발디비에소(Previn Valdiviezo)의 기후 적응 커피 경작 교육에서 제시한 기후변화에 대한 두 가지 대응책입니다. 기후변화를 경감시키는 방법에는 삼림을 조성해 이산화탄소 방출을 낮추는 등의 조치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적응 방법으로는 농법을 바꾸거나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해 이미 변화한 기후에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입니다.
발디비에소는 Hanns R. Neumann Stiftung Foundation(커피 관련 민간 재단 - 역자 주)에서 기후변화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해 커피 경작 방식을 바꾸는 것에 초점을 맞춘 커피와 기후(coffee&climate)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전문가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브라질, 콜롬비아, 탄자니아, 베트남, 트리피니오 지역 등 커피를 재배하는 여러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복잡합니다." 파블로 루이즈(Pablo Ruiz) 커피와 기후 지역 코디네이터는 이야기합니다. "어떤 해는 가뭄이었다가 다음 해는 엄청난 비가 내립니다. 기후변화는 이렇게 불확실성을 야기합니다."
이러한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일으키는 기후변화 속에서 커피 재배를 하나의 접근법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커피와 기후 같은 프로젝트 단체들은 중앙아메리카에서 커피 경작을 계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후 적응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작물을 생산하기 위해 지표 온도를 낮출 수 있도록 커피와 기후 팀은 피복 식물을 도입하고 농부들에게 커피 경작 간격을 조정해 브라치아리아(Brachiaria)를 심도록 추천하고 있습니다. 브라치아리아는 그늘이 적은 지역의 지표 온도를 낮춰주고 커피나무의 뿌리가 뻗어갈 수 있도록 흙을 보호합니다. 또한 토사 유출을 예방합니다.
빨리 성장해서 그늘을 만들 수 있는 나무로 토양의 온도를 낮추는데, 경우에 따라 바나나나 마카다미아 나무를 심어 추가 수입원을 창출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 농부들은 나무콩인 gandul같은 나무를 심기도 하는데 이 나무는 6개월이면 그늘을 드리웁니다. 그늘에서 자란 커피 나무는 농업과 환경에 관한 기법을 활용해 좀 더 지속가능하며 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 기후 적응 방법으로는 트리코데르마(Trichoderma)와 같은 곰팡이균을 사용해 성장을 촉진하고 특정 병을 이길 수 있게 하거나, 흙에 석고를 더해 뿌리가 더 깊이 자랄 수 있게 돕거나, 휴대전화의 앱 또는 서로 다른 깊이에 묻은 스마트 버튼 등의 최신 기술을 사용해 땅 속 온도와 그늘을 모니터링 하는 방법, 아라비카 나무를 좀 더 강한 로부스타 나무에 접목하는 방법, 가뭄이나 녹병에 강한 교배종을 경작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기후변화 속에서 커피 경작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도 출현하고 있습니다. 영국 기업 클라이밋 엣지(Climate Edge)는 커피 농부와 협동조합에서 농장의 기상조건을 측정할 수 있도록 기상 관측소를 만들었습니다. 관측소의 맞춤형 소프트웨어가 기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를 제공해 줍니다.
커피 경작법 개선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또 다른 단체인 국제열대농업센터(International Centre for Tropical Agriculture, CIAT)의 크리스천 번(Christian Bunn)은 기후변화에 맞서 커피를 구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만으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지속가능성은 하나의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지만 높은 불확실성과 예측불가능한 재해에 노출된 모든 사람들을 위한 총체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커피의 미래
새로운 기술과 방법들이 희망을 주기는 하지만 빠르게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모든 농부들이 이러한 방법을 인지하고 적용하지 못합니다. 루이즈에 따르면 커피를 재배하고 있는 농부들에게는 기술뿐 아니라 조직화의 문제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생산자들이 조직화에 대해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번에 이를 훈련시킬 수는 없습니다. 조직화하지 못하면 고립될 것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협동조합이 중요합니다. 협동조합을 통해 교육, 자금, 장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농부들은 물건들을 대량으로 구입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현재 시행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은 몇십 년에 걸쳐 지속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심은 커피 나무는 앞으로 30년 이상 기후변화를 견뎌야 합니다" 노이슈반더르는 말합니다.
루이즈와 노이슈반더르 모두 소규모 자작농에게 더 이익이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농부들이 작물 재배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합니다. 커피 재배에 계속해서 비용이 증가하고 판매에 수익성이 없다면 농부들은 다른 작물을 기르거나 도시로 떠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목표가 도달하기 어렵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이슈반더르는 이야기합니다. "이 커피들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고 농부들의 생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농업 혁신에 대한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 칼럼은 서스테이너블 푸드 트러스트(Sustainable Food Trust)에 실린 글입니다. 서스테이너블 푸드 트러스트는 식품, 농업 체계와 관련한 환경 위기에 대해 연구 및 활동하는 단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