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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토양을 살리면 기후 변화를 해결할 수 있다


2019년 8월 13일

글쓴이 데이비드 R 몽고메리(David R. Montgomery)

워싱턴 대학교 지구 및 우주 과학 교수

조안나 번역

 

 

이제 토양에 대해 진지하게 다뤄야 할 때가 왔습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은 최근 보고서에서 토지 황폐화가 인간에게 닥친 “가장 강력하고 시급한 문제 중에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식량 생산에 기후변화가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평가하며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아지면 농산물의 생산량이 줄고 식품에 포함된 영양소도 저하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후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농업과 토지사용 방식에서 변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합니다. 즉,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후를 안정화하는 데는 대기 속 탄소를 없애는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인간과 토지의 관계를 재고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토지

건강하고 비옥한 토지에는 살아있는 식물들이 광합성을 통해 대기에서 흡수한 탄소로 만든 유기물이 가득합니다. 탄소가 풍부한 유기물은 토양생물의 먹이가 되며 이것이 무기원소로 재활용되고 방출되어 식물에 영양소를 공급합니다.

하지만 토지도 탄소를 방출합니다. 또한 현대농업의 기본이 되는 빈번한 경작과 과도한 비료 사용은 더 많은 탄소를 대기 중으로 방출시키고 토양 속 유기물의 퇴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방출되는 탄소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IPCC 보고서에서는 전세계 경작지의 유기탄소함량이 원래에 비해 20-60% 손실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아메리카 농지의 경우 절반 가량만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손실은 현대농업에서 밭을 갈기 위해 많은 화석연료를 소비하고 훼손된 토지에서 수확량을 높이기 위해 합성 질소 비료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토지관리의 선택 나무, 식물, 토양에 포함되는 탄소량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IPCC 보고서는 삼림파괴를 줄이고 토양관리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삼림과 농업에서 변화를 꾀한다면 세계 이산화탄소 방출을 5-20%까지 감축시킬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해결을 위한 부담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탄소를 위한 농업

토양재생에 대한 투자는 다른 이득도 가져다 줍니다. IPCC 보고서에서는 경작된 토양은 자연적으로 형성될 때보다 100배 빠르게 손상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제가 십 년 전 세계의 토지 형성과 손실 비율 자료에서 수집한 내용과 일치합니다. 저는 “흙: 문명이 앗아간 지구의 살갗(데이비드 몽고메리 저, 이수영 역, 삼천리 출판, 2010년 출간 – 역자주)”에서 토양퇴화가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미국의 1930년대 모래바람까지 전세계 문명을 어떻게 약화시켰는지를 설명했습니다.

오늘날까지 인간은 세계 표토의 1/3가량을 훼손시켰고 인류의 1/3 이상에 해당하는 32억 명이 토지황폐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상황이 흘러가다 보면 넘쳐나는 세계 인구의 식량은 더욱 위태로워집니다.

하지만 농업의 방향을 바꾸고, 토양의 유기물을 재생시키고, 농사에 사용되는 디젤, 화석연료로 만든 화학 비료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토양 속에 탄소가 좀 더 저장되고 농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방출되던 탄소의 양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재생농업이 토양 속 유기물을 회복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연구를 통해 저의 책 “Growing a Revolution: Bringing Our Soil Back to Life(혁명을 경작하라: 토양을 삶으로 – 국내 미번역, 역자주)에서 재생농업을 통해 농부들이 값비싼 비료와 농약 사용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를 밝혔습니다.

제가 인터뷰했던 모든 농부들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밭을 갈지 않고 도랑에 씨를 심는 무경간 농법을 도입하여 토양을 교란시키는 외란을 최소화하고 토양 표면을 덮는 지피작물을 경작하면서 다양한 환금작물과 지피작물을 함께 생산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중 일부는 가축을 통해 토양의 탄소함량을 높이는 재생방목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방식의 농업과 목장 운영으로 토양이 건강해지면 토양퇴화를 빠르게 그리고 유익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환의 가치

재생농업 적용을 방해하는 것은 관습과 새로운 농법에 대한 지식 부족 그리고 전환 시 받게 되는 실질적인 경제손실입니다. 그러나 건강하고 비옥한 토양을 재건해서 받게 되는 이득은 분명합니다.

2018년 전세계 토지황폐화에 대해 검토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토지복원에 따른 경제적 이득은 평균적으로 10배에 달합니다. 비옥한 토양을 재건하는 것은 아프리카의 기아와 영양실조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도 언급되는데, 이곳의 토지황폐화로 인해 드는 비용은 기아, 영양실조를 위해 사용되는 금액에 3배입니다.

건강한 토지로 복원하면 기후 변화의 영향도 경감시킬 수 있습니다. 토양 내 유기물 함량이 높아지면 함수성도 향상됩니다. 또한 토양의 구조가 개선되면 더 많은 비가 지하수로 유입되어 특히 가뭄에 시달리는 해에 농작물을 좀 더 유지시킬 수 있고 홍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비료를 덜 사용하게 되면 농지 외 수질오염도 낮출 수 있습니다.

토양재건에 초점을 맞춘 재생농업은 그 밖의 다른 혜택도 가져다 줍니다. 예를 들어 2006년 한 연구에서는 질소고정과 침식방지를 위해 지피작물을 이용하고 가축을 농사에 결합시킨 저투입, 자원보존 농법을 활용한 286개 개발 프로젝트를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농업체계와 작물재배로 생산량이 약 80% 상승했습니다. 이처럼 토양재건은 농업계를 다시금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존F 케네디 대통령이 달 정복을 위한 국가적인 노력을 청했을 때 미국은 십 년 내 이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을 해냈습니다. 저는 이제 토지를 치유하기 위해 전세계가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의 농지를 건강하고 비옥한 땅으로 다시 만들기 위해 농업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며 새로운 농업 철학을 세워야 합니다. 하지만 누가 이러한 전환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화학비료에 집중한 현대농업과 공장형 축산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바로 기업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환으로 이익을 얻는 쪽은 누구일까? 바로 우리 모두입니다.

 

 

이 칼럼은 The Conversation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