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커트니 화이트(Courtney White)
번역: 조안나 편집위원
파이버셰드(Fibershed)는 하나의 장이자, 운동이며 조직입니다.
2009년 어느 날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천연 염색과 섬유 교육자로 활동하던 레베카 버제스(Rebecca Burgess)는 집으로 가기 위해 공항 터미널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던 중에 미국 군대가 중동에 주둔해 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지금 자신의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 즉, 비행기 연료, 그녀가 앉아 있는 플라스틱 의자, 발밑에 놓인 카펫, 심지어는 그녀의 옷까지 중동의 석유와 그에 관련한 분쟁에서 비롯된 것임을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레베카는 우리가 매일 입는 옷에서부터 현대 농업, 생태적 온전성, 기후 변화에 대해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12개월 동안 그녀가 사는 샌프란시스코 북쪽의 150마일(약 240km) 반경 내에서 경작 및 생산된 천연 섬유로만 옷을 지어 입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옷이 농작물임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울은 양과 염소에서, 면과 리넨은 식물에서, 실크는 누에를 통해 얻어집니다. 농장과 목장은 수천 년 동안 우리의 옷을 짓는 원재료를 제공해 왔습니다. 화석 연료가 천연 섬유와 염색을 대신해 옷의 주재료가 된 것은 최근 몇십 년 사이에 나타난 변화에 불과합니다.
이와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석유가 함유된 옷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지구를 해칠 수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석유를 원료로 한 섬유와 염색은 독성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규제 대상이 아니고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기관입니다. 당연히 그 위에 무엇을 입을 것인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이 화학물질 중에는 내분비교란물질도 포함되어 있어 우리의 면역체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전 세계의 열악한 노동환경, 아동 노동 착취, 시장으로의 이동을 위한 탄소발자국 등 옷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끔찍한 비용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레베카는 1년 동안 이러한 시스템에서 벗어나 긍정적이며 지역 밀착형의 재생적인 관계와 사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의 이러한 계획은 안전하고 깨끗하며 공정한 지역 음식 전통을 지지하는 이탈리아의 작가 카를로 페트리니(Carlo Petrini)의 슬로우 푸드(Slow Food) 운동의 개념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강물이 갈라지는 경계가 되는 지리학적인 접근법인 분수계(watershed)를 떠올렸습니다. 레베카는 자신의 1년에 걸친 의류 실험을 시작하면서 지역을 기반으로 한 이 실험에 대해 하나의 용어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것이 바로 파이버셰드(Fibershed)입니다.
레베카의 의류 실험은 직물 장인, 디자이너, 재봉사, 염색업자, 유기농 면 생산자와 천연 색감을 지닌 면 종자를 개발한 식물육종가 샐리 폭스(Sally Fox) 등 천연 섬유 생산자들에게 열광을 받으며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의류를 생산하는 데 있어서 원재료에 초점을 맞춘 근본정신에 활기를 더하며 천연 섬유계의 여러 부분을 교차 결합시켰습니다. 그해 실험의 마지막은 지역 공동체 일원들이 작업에 참여한 기념 패션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레베카의 다음 행보는 파이버셰드 공동체를 빠르게 확장시키기 위해 지원하고 행사를 조직하며 생산자, 디자이너, 방직공, 소비자를 연결할 수 있는 비영리 단체를 구성하는 것이었습니다. 파이버셰드의 교육 목표는 가축과 토양 산소에 대한 전인적인 관리 등 재생 농업을 장려하는 것입니다.
파이버셰드는 이 모든 것들을 실행 가능하고 자연스러우며 희망적인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는 자연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토양에 생명력을 북돋고 땅 위의 풀을 지키며 토양 산소를 높이고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자연에서 나온 재료를 사용하라는 이 땅의 생명에게 내려진 역할에 충실한 것입니다. 파이버셰드는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함께 공존해온 인간과 생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파이버셰드는 또한 미국, 캐나다, 영국을 넘어 일어나고 있는 지역 운동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미국 내 아마 경작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한때 농업 경제의 중요한 부분이었던 아마 농장에서는 추운 날씨와 따뜻한 기후 어디에나 사용하기 좋은 원단인 리넨을 생산했습니다. 하지만 석유를 기반으로 한 의류가 생산되면서 아마 농장은 점점 사라졌습니다. 현재 지역 섬유 운동이 커지면서 우리는 새로운 현상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파이버셰드는 레베카와 제가 함께 쓴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그녀는 자신의 목표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유한한 자원을 사용하기 위해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 보고 듣고 느끼고 있습니다. 파이버셰드는 묻습니다. 모든 생명에게 혜택을 주고 재생산하도록 현재의 문화와 경제체계를 우리가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기술적인 해결에만 의지하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탄소, 물, 영양 순환의 기본에 대해 배우면서 우리는 지구의 진정한 생태적 수용력은 토양과 섬유 같은 천연자원의 재생 역량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지식은 인간들에게 심도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찾았을 때보다 좀 더 다양하고 생산적으로 땅과 물을 그대로 두면서 지구가 제공하고 있는 것들을 관리하고 보호하고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