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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녹색 수도, 독일의 미래기술과 정책] 적극적 기후 보호의 일환, 독일의 철도 정책

독일 연방 교통 및 디지털 인프라부(BMVI)는 적극적 기후 보호의 일환으로 지난 3년간 철도 관련 정책을 펼쳐 왔다. 이 철도 정책은 ‘#강력한 노선(starkeschiene)’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는데, 2030년까지 철도 승객 수를 기존의 두 배로 늘리고, 역대 최대 규모로 철도에 투자하여, 철도 관련 인프라를 개발 및 현대화 시키는 것을 그 내용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2022년부터 독일 정부는 모든 운송 수단 중 철도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 정책의 출발점은 2018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지난 19대 연정 기간 동안 철도 운송에 관한 협정이 마련되고, 이행 과정에 대한 큰 마스터 플랜이 합의되었는데, 2030년까지 승객 수를 두 배로 늘리기 위한 1) 입법안 발의, 2)자금조달 계획 합의, 3) 구체적 조치 시행을 그 내용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독일 정부에서는 새로운 철도 정책을 위한 동력센터(Kraftzentrum)을 마련하였고, 독일 철도공사(Deutsche Bahn) 등의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철도운송 마스터 플랜(Masterplan Schienenverkerh)에 합의하였다.


철도운송 마스터 플랜의 주요 내용

 

2020년 6월 30일, 27개의 철도 관련 협회 및 기업은 독일 연방 교통 및 디지털인프라브와 함께 철도 운송 마스터 플랜에 대해 합의하였다. 역사적으로 독일을 비롯하여 유럽에서도 이와 같은 광범위한 철도 관련 합의는 없었다. 이는 기후 보호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운송수단이 철도임을 인정하고, 독일 철도공사 개별의 노력만으로는 ‘기후 보호’를 목표로 한 정책이 힘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의 명백한 표현이다. 즉, 철도 관련 모든 이해관계자 공동의 노력, 일정 기간 집중된 노력만이 ‘적극적 기후 보호’의 일환으로 철도 정책에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핵심은 독일법안(Deutschlandakt)이다. 독일법안에서는 다음과 같은 3가지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적 계획을 발표하였다.

 

    ● 독일 가장 중앙부의 하노버-빌레펠트 구간 노선 확장(2020년 11월 착공): 하노버-빌레펠트 구간 확장은 단순히 짧은 이동 시간과 더 많은 철도 노선을 제공하기 위한 일환으로서의 의미만을 가진 것은 아니다. 독일 가장 중앙부에 있는 두 지역 간 100 km가량의 노선을 확장함으로써 넓게는 바르샤바, 베를린, 암스테르담, 브뤼셀, 파리 사이의 축을 연결하기 위한 목표에 더 방점이 찍혀 있다. 이를 통해 기존 항공으로 많이 이용되었던 구간을 승객 스스로 적극적으로 철도로 전환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선택지를 주겠다는 의미이다.

 

<유럽의 관점에서 본 하노버-빌레펠트 구간 확장의 의미, 

출처: https://neubaustrecke-bielefeld-hannover.de/>


    ● 프랑크푸르트 장거리 철도 터널 (2021년 6월 착공): 프랑크푸르트는 교통에 있어서 독일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은 유럽 교통의 요지로 매일 1,200개 이상의 장거리 열차와 지역 열차가 운행되는 구간이다. 즉, 독일 철도 네트워크에서 가장 중요한 교통 허브 중 하나이다. 독일의 모든 장거리 열차 중 3분의 1, 매일 약 45만 명의 승객이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을 거쳐간다. 따라서 주요 기차역이지만 너무 많은 수의 열차가 오가기 때문에 병목현상이 발생할 위험도도 높아진다. 승객의 입장에서는 기차 지연, 긴 여행 시간과 대기 시간을 유발하기 때문에 장점이 떨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지상역으로만 운행되는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의 선로 수를 지하터널 개발을 통해 증가시키는 것을 기본 내용으로 하고 있다. 특히 중앙역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여 단순히 지상 선로수를 증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 있기 때문에 이를 지하터널 개발로 인해 해결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2020년에 타당성 검사를 마치고, 2021년에 시작되었으며, 2022년에 시공안 마련에 착수하여, 2030년에 건설을 시작하여 2040년에는 운행을 시작하는 계획을 갖고 있는 약 20여 년의 장기프로젝트이다.

    ● 함부르크-베를린 구간 30분 간격 철도 운행 시작(2021년 1월 시행): 독일 내 가장 큰 도 시 중 하나인 함부르크와 베를린 사이의 구간에 매 30분 간격으로 열차가 운행되며, 하루에 60개의 노선이 편성될 예정이다. 이는 매일 13,000개의 좌석이 (기존보다 6,000개 증가) 생겨난다는 의미이다. 이는 단순히 독일 내에서의 이동성이 좋아진다는 의미에서 그치지 않고, 함부르크에서 스위스 취리히, 폴란드 바르샤바까지의 다양한 유럽 내 도시를 연결하는 구간에서 환승이 적어지고, 더욱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함부르크-베를린 구간 30분 간격으로 철도 운행, 유럽 전 지역의 이용 편의성 증가, 출처: 독일철도공사(Deutsche Bahn)>

 

철도운송 마스터 플랜 실현을 위한 자금 조달 계획


-2020년 1월 14일, 철도운송 마스터 플랜 실현을 위한 자금 투자계획이 발표되었는데, 철도 이해 관계자들은 10년 동안 860억 유로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중 독일 연방정부는 620억 유로를 지원할 예정이다. 
-기후 보후를 위한 가장 긴급한 철도 노선의 신규 건설 및 확장을 위해서 연간 20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밝혔다. 이 계획에는 740개의 철도 노선이 포함되고, 여객뿐만 아니라 화운송철도도 포함되어 있다. 
-연방정부는 기반시설 투자를 위한 자금을 6배로 늘렸다. 이는 2021년부터는 원래 333만 유로였던 것을 1백만 유로로 증가시키고, 기후 보호 프로그램(Klimaschutzprogramm)의 일환으로 2025년부터는 2백만 유로로 증가시킨다는 계획이다. 
-약 1억 4천만 유로 규모의 전기 화물 철도 프로그램(Programm Elektrische Güterbahn)을 통해 약 70%의 철도 노선을 전기화할 예정이다. (비경제적 노선에 대한 하이브리드 운행 및 수소 운행도 고려)
-철도 기반시설의 디지털화를 위한 예산은 총 47억 유로가 투자될 것이며, 이는 2030년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2020년 5월 채택된 ‘미래 철도 화물 운송(Zukunft Schienengüterverkehr)’ 계획에서는 철도를 통한 환경친화적인 화물 운송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0~2024년 동안 별도로 연간 3천만 유로의 예산을 배정하였다.

 

기존의 저가 항공사 등의 경쟁으로 유럽 내 여행에서도 항공이 승객들에게는 비용적으로 큰 이점이 있었다. 따라서 친환경적 운송 수단으로서의 철도는 장시간, 불편함, 고비용 이라는 단점을 안고 있었기 때문에 선택권에 있어서 제한적이었다. 독일 정부는 적극적 기후 보호 정책의 일환으로 탄소 배출량이 많은 항공기 대신 철도를 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안하기 위해, 독일의 철도 정책을 전면 재설계하였다. 세부 프로젝트에 따라서는 20년이 걸리는 장기 계획도 있지만, 단기적으로 하나하나 실현되는 과정이 적극적 기후 보호의 방향으로 추진력 있게 실행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