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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녹색수도, 독일의 미래 기술과 정책] '지속가능한 배터리'를 고민하는 독일

전기차는 화석연료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배출가스 '제로'로 미래 운송 수단의 대체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독일에서는 정부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을 확충하고, 전기차 구매시 보조금 지급, 세제혜택을 제공하면서 전기차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에 관한 고민도 깊다. 배터리를 생산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환경오염이 오히려 기존 화석 연료로 운행하는 자동차 경우보다 더 나을 것이 없다는 연구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현재 독일 정부는 이러한 대세를 멈추기보다도 배터리를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만들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다양한 지원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독일정부의 배터리셀 연구 및 생산 지원


독일연방정부의 배터리셀 연구 및 생산 지원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미래에 전기 기반 모빌리티에 대한 가능성을 점치고, '국가 e-모빌리티 개발계획(Nationale Entwicklungsplan Elektromobilität)을 발표하여, 연방교육연구부(BMBF)를 중심으로 배터리 전기화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과학 인프라 형성을 위한 배터리 셀 연구 지원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리튬 이온 배터리 및 금속-공기 배터리 연구를 지원했다.

이후 2012년부터 '리튬이온 셀 생산 연구 및 최적화를 위한 생산라인 연구개발을 위한 연구 플랫폼(FPL: Forschungsplattform für die industrielle Produktion von großen Lithium-Ionen-Zellen)을 발족했다.

2014년에는 미래 e-모빌리티 및 다른 산업 관련 적용을 위한 배터리 연구 개발 재정지원 이니셔티브인 '배러티 2020(Bartterie 2020)을 출범하여 현재 44개 합동 프로젝트와 2개의 준합동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차례로 배터리 관련 연구 클러스터가 생겨났는데, 배터리셀 연구 생산 인프라를 갖춘 ProZell 연구 클러스터, 고체 전해질 개발을 연구하는 FestzBatt 클러스터, 배터리 재활용과 친환경 배터리 분야가 모인 GreenBatt 클러스터, 배터리 사용 개념에 대한 연구를 하는 BattUtzung 클러스터, 배터리 분석과 품질 보증을 연구하는 AQua 클러스터, 그리고 배터리 재료에 관한 혁시 플랫폼 역할을 하는 materialDigital이 만들어졌다.

독일 배터리셀 클러스터지도, 출처 : prozell-cluster. de

 

이는 2019년 10월 독일연방정부는 '기후보호 프로그램 2030 (Klimaschutzprogramm 2030) 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는데, 특히 독일 연방정부는 기후보호 프로그램 2030 R&D 분야에서 10억 유로 규모의 베터리셀 생산 강화 계획을 밝혔다. 즉, '배터리 연구공장(Forschungsfabrik Batterie)'을 통해 배터리 가치사슬의 각 단계별로 역량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 원자재, 배터리 셀 생산 과정, 배터리 셀 대량생산에 초점을 맞추어 클러스터를 형성하는데 많은 지원을 했다.

 

올해 배터리셀 연구 생산을 위해 뮌스터에 프라운호퍼 배터리셀 연구소(FFB)의 문을 열었다. 독일 연방 정부는 여기에 총 6억 8천만 유로의 자금을 지원했다. FFB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 민간 기관이 배터리 생산을 위한 테스트, 구현, 최적화를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배터리 여권' 준비하는 독일


지난 3월, EU배터리 규제안이 통과되었다. 이로 인해 유럽 내에서 배터리 가치사슬 전체에 코발트, 리튬, 니켈 등의 재활용 원료 비율을 강화하고, 현재 45%의 배터리 수거율을 2025년 65%, 2030년에 70%로 순차적으로 높여 나가고, EU에 출시되는 산업용, 자동차용, 휴대용에 해당하는 모든 배터리의 탄소발자국을 공개하며, 라벨링을 통해 수명주기, 충전용량, 위험물질 포함여부, 수거 정보 등을 표기하고, 공급망 실사 등을 실시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디지털로 저장하고, 배터리의 정보, 탄소 발자국 등을 추적하는 배터리 여권을 개발할 예정이다.

 

독일 연방경제기후보호부(BMWK)는 지난 4월 820만 유로(한화 약 109억원) 규모의 자금을 '배터리 여권'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에 지원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 컨소시엄은 자동차 업체와 배터리 생산 업체 11개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우디, BMW, 바스프(BASF), 서큘러(Circulor) 등 주요한 자동차 및 배터리 기업뿐만 아니라 프라운호퍼 연구소, 독일기술과학아카데미(acatech)등 주요 연구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독일 정부는 배터리 여권의 표준을 만들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한 전 과정을 설계할 예정이다.

 

독일은 배터리셀 생산을 위해 다른 EU 회원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연방경제기후보호부는 배터리 산업에 약 30억 유로를 지원할 예정이다. 가장 최근에는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가 북부 독일 함부르크 근교 하이데 지역에 초대형 배터리 생산공장(기가팩토리)를 건설하는데, 155.4백만 유로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EU의 제 2차 유럽 배터리 혁신 프로젝트(IPCEI)의 일환으로서, 이 중 70%(108백만 유로)는 연방 예산, 30%(46백만 유로)는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정부 예산으로 구성되고, 전체 사업 규모는 약 45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배터리 생산공장은 2023년에 건설을 시작하게 되고, 2025년에 배터리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독일 최대의 배터리 생산시설로서 연간 10만 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