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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녹색 수도, 독일의 미래 기술과 정책] 지속 가능한 항공은 가능할까(3)_스테이 그라운디드

지난 호에서는 독일 정부의 '지속 가능한 항공'을 위한 지원 정책과 민간 단체에서 이야기하는 '지속 가능한 항공'에 대한 목소릴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도 이어서 스테이 그라운디드의 지속가능한 항공에 대한 고민을 번역하여 실어본다.

 

스테이 그라운디드(STAY GROUNDED)는 2016년에 설립된 170개 이상의 회원 조직으로 구성된 글로벌 네트워크이다. 여기에는 지역 공항 반대 단체 및 기후 관련 단체, NGO, 노동 조합, 야간 열차 등 항공 수단의 대안을 고민하는 이니셔티브, 오프셋 프로젝트 또는 바이오연료 농장에 반대하는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활동이 포함된다. 뿐만 아니라 개인 활동가, 학자, 노동 조합원 및 관심 있는 개인들도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다.

 

항공은 기후에 해로운 운송수단이다.

2018년 항공 교통 부문은 전체 온실가스의 약 6% 가량을 차지했고, 저가형 비행기가 흔한 유럽의 경우 그 비율이 훨씬 크다. 이산화탄소 1톤당 3제곱미터의 북극 빙하가 사라진다. 이는 한 명의 승객이 대서양을 건너는 비행을 할 때마다 최소 6제곱미터의 빙하를 사라지게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는 이번 세기 말의 해수면이 1미터 이상 상승하게 만든다.

 

장거리 여행시 기차를 이용하는 것보다 비행기를 이용할 때, 70배나 더 많은 배기가스를 배출한다.

 

 

전세계 평균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미만으로 유지하려면, 모든 사람이 소비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에는 2.5톤, 2040년에는 1.4톤, 2050년에는 0.7톤으로 줄여야한다. 그러나 이미 장거리 비행 한번이면 한 사람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그 목표를 초과하고 만다.

 

흥미로운 점은 비행기가 매우 불평등한 교통수단이라는 점이다. 2020년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 사람의 약 2~4%만이 비행기를 타본 경험이 있다. 이를 좀 더 세밀하게 계산해보자면, 전체 상업용 항공기 배출량의 약 50%는 전 세계의 단 1%가 내는 온실가스이다.

 

 

탑승도 불평등한 환경에 놓여있지만, 이 온실가스 배출의 피해도 고스란히 비행기를 많이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항공사는 이 온실 가스 배출에 대한 보상으로 오프셋 프로젝트를 주장한다. 오프셋 프로젝트는 탄소 상쇄(Carbon Offset)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양만큼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하거나 환경 기금에 투자하는 활동을 말한다. 가능한 탄소를 내뿜지 않는 활동을 하되,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에 있어서 피할 수 없는 탄소에 대해서는 배출량에 상응하는 감축 활동에 투자하거나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구매하고, 나무를 심는 등의 행위로 탄소를 상쇄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위한 비영리 환경단체인 외코인스티튜트(Öko-Institut)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UN에서 실시한 오프셋 프로젝트의 단 2%만이 온실가스 추가 배출감소로 연결이 되었다. 남반구 국가에서 비용이 덜 들기 때문에 주로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의 지역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는 대체로 지역 갈등과 토지 수탈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었다. 특히 이는 '산림 감소 방지를 통한 온실 가스 감축(REDD+Reducing Emissions from Deforestation and Forest Degradation Plus) 매커니즘'으로 사용되었는는데, 이에 대한 오해도 크다. 즉, 탄소 배출이 나무를 심음으로써 '보상'되거나 '상쇄'될 수 있다는 주장으로, 마치 탄소 플랜테이션을 위한 나무 심기가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의미하는 것으로 세탁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인공적인 플랜테이션 조성으로 인한 직간접적 삼림 벌채를 고려하지 못한다. 또한 소농과 토착민들은 나무에 예측된 탄소의 양을 저장하기 위해 전통 방식으로 숲을 사용하는 것이 제한되고, 이는 결국 새로운 '탄소 식민주의'를 야기한다.

 

따라서 오프셋 프로젝트는 일종의 면죄부 판매 행위와 같다. 돈을 주고, 환경의식을 사고, 무한정 원하는 만큼 항공 교통을 이용해 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근본적인 변화와 행동을 아니다.

 

녹색 비행은 가능할까?

 

비행산업을 이끄는 당사자들은 2050년까지 항공을 '순 제로(Net Zero)'로 만들겠다고 주장한다. 이는 기술 효율성, 대체연료, 오프셋 프로젝트로 인해서 달성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문제는 항공 교통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 상황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 없이 항공이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해결하겠다는 주장이다.

 

2020년 2월 유럽에서 탄소 배출을 가장 많이 하는 항공사인 라이언 에어(Ryanair)는 '녹색 항공사'라고 스스로를 광고하여 법원의 제재를 받았다. 이들의 주장은 왜 터무니 없는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효율성이 연간 약 1.3%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효율성이 늘어나는만큼 비용이 절간되면서, 더 ㅁ낳은 사람들이 항공을 이용할 수 있게 조장한다.

 

또한 업계에서는 항공 연료를 바이오 연료로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직 바이오 연료는 항공 연료사용은 0.01% 미만을 차지한다. 이 상황을 우리는 사실 기뻐해야 한다. 왜냐하면, 폐기물에서 나오는 제 2세대 바이오 연료, 작룰로 만든 제 1세대 바이오 연료가 모두 생물 다양성 손실, 식량 가격 상승, 물 부족을 유발하는 등 심각한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는 팜유 바이오 연료는 대체 연료로 정의되지만, 일반 화석 연료보다도 최소 3배 더 많은 온실 가스를 배출한다고 결론 내렸다.

 

전기 비행기는 아직 너무 작고, 너무 짧은 거리만을 운행할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한 대안이 되지 못한다. 수소 비행기는 현실화되기까지 안전상 문제가 해결될 필요가 있다. 전기로 만든 합성연료(Power to Liquid)는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생산 시설이 거의 없다. 이를 늘리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전기를 연료로 변환하는 것은 에너지 집약적 과정인데, 문제는 지상 운송, 제조, 농업 생산, 난방을 위한 전기 에너지 생산도 아직 요원하다는 것이다. 모든 비행기가 전기 기반 연료로 비행하게 된다면, 현재 사용 가능한 재생 에너지 저녈그이 약 2.5배를 소비하게 된다. 그리고, 비행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과 그 영향은 그대로 유지되거나 또는 더 증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