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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 칼럼
[정의로운 경제] 인공지능 혁신, 네 번째 디지털의 배신?

“하지만 몇 가지 세부 사항에서 빠져나와 사회 전체의 큰 그림을 바라보자. 그리고 수십 년 동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질병인 불평등은 디지털 혁신으로 줄어들기보다는, 플랫폼노동과 디지털 미세노동 등의 양산으로 오히려 고용격차와 소득격차를 키워오지 않았을까? 우리 경제는 21세기 내내 자산거품과 침체를 반복하며 불안정성을 키워왔는데, 디지털 기술은 금융리스크를 키우고 가상자산 거품을 만들어내는데 도움을 준 것은 아닌가?

 

21세기 정치의 가장 큰 특징이 공론장 양극화, 우익 포퓰리즘의 득세와 그로 인한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여기에 SNS가 미친 부정적인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는 이제 점점 더 많은 영역에서 티핑포인트를 넘어서고 있지만 디지털 혁신이 이를 완화했다는 증거는 없고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 소모를 통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이라크 전쟁, 아프칸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르기까지 21세기에도 여전히 지구적인 전쟁은 끝날 줄 모르지만, 이 전쟁들이 과거와 달리 ‘드론 공격’과 같은 디지털 무인 전쟁무기가 동원됨으로써 더 잔인한 전쟁이 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처럼 경제, 사회, 생태, 정치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은 세세한 부분에서 편리와 일상의 진보를 가져왔을지 모르지만, 큰 부분에서의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 것은 아닐까?”

 

“지금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는 디지털 혁신과 인공지능 기술 개발이, 지극히 소수의 디지털 플랫폼 독점기업들의 의사결정으로 추진되고 있고, 정부가 이를 방치하는 한, 이 기술들이 많은 시민들에게 더 나은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여 불평등을 줄이고, 더 수평적인 온라인 공론장이 마련되어 다양성 있는 민주주의가 살아나며, 진정으로 디지털 기술이 기후위기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활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낙관과 비관을 떠나 “인공지능의 미래는 어떠할 것인가?”는 잘못된 질문일지 모른다. 오히려 필요한 질문은 “지금 누가 인공지능 기술의 미래를 결정하고 있는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