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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권의 그린컬러] 19세기 에너지 전환, 21세기 에너지 전환

산업에서 에너지는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에너지 산업은 모든 산업생산의 기초가 되는 인프라 산업이며, 기반하고 있는 에너지 시스템이 무엇인가에 따라 경제의 성격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1700년대 후반 1차 산업혁명 이후 세계 경제는 점차로 석탄·석유·가스라고 하는 고밀도 에너지를 갖는 화석연료에 기반해 산업을 발전시켜 왔는데, 이 측면에서 보면 지난 200여년 동안의 경제는 대체로 화석경제라고 부를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 볼 수 있다. 화석경제는 도대체 어떤 경로로 그 이전의 경제에서 전환돼 올 수 있었을까. 이미 오래전부터 로마나 중국 등에서 알려진 석탄을, 왜 하필 영국에서 지난 200년 전부터 대규모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자본의 결정은 무엇이었고 노동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스웨덴 정치생태학자 안드레아스 말름(Andreas Malm)이 2014년에 출간했던 <화석자본(Fossil Capital)>에서 꽤 설득력 있게 제시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