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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그냥 둘까 개입할까: 독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산림관리 논쟁(가브리엘 포프킨, 2021.12.2)

가브리엘 포프킨 | 2021년 12월 2일 | 원문: 사이언스

Schwenda, 독일 – 지난 여름, 독일 동부의 작은 마을 외곽, 산딸기 덤불로 뒤덮인 볕 잘 드는 산비탈에 프레드리케와 외르크 폰 베임 부부가 섰습니다. 이 부부가 2002년에 매입한 약 500헥타르 숲의 일부인 이 산비탈은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푸르고 그늘져 있었으며, 그들이 베어 팔려고 계획했던 높이 솟은 노르웨이가문비나무(Picea abies)가 오와 열을 맞춰 늘어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8년 1월, 강력한 폭풍이 많은 나무들을 쓰러뜨렸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3년 동안, 기록적인 가뭄이 독일과 중부 유럽의 많은 지역을 강타하면서, 여전히 버티고 서 있던 가문비나무들을 옥죄었습니다. 연이은 재난은 일반적으로는 죽은 나무를 갉아 먹는 나무좀(Ips typographus)들이 가뭄으로 허약해진 나무들에도 뛰어들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나무좀 개체수가 폭발했고, 건강해 보였던 우뚝 솟은 가문비나무들은 불과 3주 만에 고사했습니다.

폰 베임 부부는 가능한 한 최대한을 구조했고, 죽거나 병든 나무들을 서둘러 베어 팔았습니다. 하지만 수천 명의 다른 산주들도 똑같이 했고, 목재 시장이 붕괴됐습니다. 부부의 통나무 더미는 그것들을 자르고 쌓는 데 든 비용보다 가치가 적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앞으로 20년 동안 가문비나무 벌목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것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금 큰 문제를 안고 있는 큰 숲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외르크 폰 베임은 말합니다.

이는 결코 폰 베임 부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2018년 이후, 독일 전체 숲 면적의 2.5% 이상인 30만 헥타르(역자 주: 서울 면적의 약 5배) 이상의 나무가 나무좀과 뜨거운 기후로 인한 가뭄으로 인해 고사했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고사는 대중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3세기보다도 더 전에 ‘과학적’ 임업을 발명한 것으로 유명한 나라가 앞으로 숲을 어떻게 관리해야 불안정한 기후변화 상황에서 목재를 계속 생산하면서도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한 어려운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것이 어떤 방식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한쪽의 사람들은 독일 정부와 임업이 노르웨이가문비나무와 같이 상업적으로 가치가 있는 나무의 광범위한 식재를 장려하는 것을 중단하고 대신 산주들에게 숲이 스스로 재생될 수 있도록 장려하기를 바랍니다. 다른 쪽의 사람들은 경제적·환경적·기후적인 목표의 달성을 위해 나무심기 규모를 두 배 늘려야 하고, 이 과정에서 오늘날 독일에 거의 도입되지 않은 종류를 포함한 보다 탄력적인 수종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많은 것이 걸려있습니다. 독일의 임산물 부문은 연간 약 1,700억 유로(역자 주: 현 환율 기준 약 230조 원)를 창출하고 110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독일 목재의 공급이 감소한다면, 수요를 채우기 위한 벌채 압박은 세계 다른 지역의 숲으로 옮겨갈 것입니다. 숲이 쇠퇴하는 것은 콘크리트와 철근 같이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는 건축 자재를 기후 친화적인 목재로 대체하려는 노력 또한 위태롭게 할 수 있습니다.

양측이 언론에서 모욕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 경쟁하는 성격의 회의까지 열면서, 앞으로의 접근법에 관한 격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otsdam Institute for Climate Impact Research)의 생태학자 크리스토퍼 라이어는 “논쟁의 강도에 모두가 놀라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현대의 산업적 임업은 독일에서 발명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700년대 초, 오늘날 폰 베임 부부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았던 광산 관리인 한스 칼 폰 칼로비츠는 광업과 제련의 수요로 인한 엄청난 목재 부족에 경각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는 숲이 지속가능하게 관리되어야 한다고 제안한 1713년 논문을 썼습니다. 폰 칼로비츠는 목재의 수확은 땅이 생산할 수 있는 양에 한정되어야 하며, 미래의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나무를 부지런히 심어야 한다고 썼습니다. (물론, 전 세계의 토착민들은 비슷한 방식을 수천 년간 적용해 왔습니다.)

독일의 산림은 산주들이 이 방식을 채택하면서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 빠르게 자라는 수종들을 가지런히, 목재 생산에 최적화된 간격을 두고 심는 – 독일의 과학적 임업은 국제적인 모델이 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후 독일은 폐허가 되었고, 연합국들이 배상을 위한 목재의 선적을 요구하면서 산림관리인들은 폰 칼로비츠의 제안을 두 배로 확대했습니다. 너도밤나무(Fagus sylvatica), 참나무(Quercus spp.) 등 낙엽활엽수가 자생적으로 자라났을 지역은 빠르게 자라는 상록침엽수인 가문비나무와 소나무의 단일수종 재배지가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빵나무(brotbaums)”라고 불릴 정도로 당시 이 나무들은 독일 경제에 필수적이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이 프로그램은 놀라운 성공처럼 보였습니다. 심지어 서독이 1950년대에 ‘라인강의 기적(Wirtshaftswunder)’을 이루는 동안에도, 입목축적량(역자 주: 일정한 면적의 산림에서 수확할 수 있는 목재의 양)이 함께 증가했습니다. 21세기 초, 독일 숲의 전체 입목축적량은 대략 중세시대 수준에 근접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독일 국토의 1/3은 숲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숲의 대부분이 자연과는 거리가 멉니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가문비나무 한 종이 독일 전체 수목 개체수의 1/4을 차지하고 목재 수확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뿌리가 얕은 이 종은 고위도나 추운 산비탈에서 자연적으로 자랍니다. 하지만 산림관리인들은 독일뿐만 아니라 체코, 오스트리아, 그리고 다른 곳에서도 저지대와 훨씬 따뜻한 지역에 가문비나무를 심었습니다. 이러한 단일수종 재배지들은 토착 낙엽활엽수림에서 발견되는 생물다양성의 극히 일부만을 품었지만, 충분한 비가 내리고 온도가 충분히 시원하게 유지되는 한, 가문비나무는 번성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의 지구온난화는 오랜 날씨 패턴을 방해하기 시작했고, 이 숲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극단적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특히 2018년에 시작된 전례 없는 가뭄은 독일의 가문비나무 플랜테이션에 치명적이었습니다. 극심한 여름 더위와 강수량 부족의 결합은 치명적인 연쇄 반응을 유발했습니다. 흙은 2m 깊이까지 말라붙었습니다. 물이 부족한 가문비나무는 곤충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는 질기고 끈끈한 송진을 더 이상 뿜어낼 수 없었고, 보통 죽었거나 죽어가는 나무를 갉아 먹고 사는 나무좀의 공격에 노출되었습니다. 한 번에 수백 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는 나무좀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숲 전체를 뒤덮었고, 숲은 이내 푸른색에서 귀신 들린듯한 회색으로 변했습니다.

피해는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컸습니다. 프랑스, 폴란드, 스위스, 슬로바키아, 이탈리아의 숲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독일 정부의 산림 조사 기관인 튀넨연구소(Thünen Institute)의 산림과학자 안드레아스 볼테에 따르면 중부 유럽 전체에서 약 3억 세제곱미터의 목재(역자 주: 2020년 기준 국산 원목 이용량 374만 세제곱미터의 약 80배)가 피해를 보았다고 추정됩니다.

여러 산주들에게는 물론, 숲을 거니는 것이 단순히 좋아하는 취미 수준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적 정체성에서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한 평범한 독일인들에게 이 죽은 나무들은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는 2019년 한 연설에서 “수천 명의 산주”들에게 영향을 미쳤던 “매우, 매우 큰 산림 피해”를 냉철하게 되짚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실망감은 독일의 숲의 미래를 둘러싼 치열한 정치적, 과학적 투쟁에 불을 지폈습니다.

최근 벌어진 숲의 대규모 고사가 기후변화의 위협이라는 데에 모든 사람이 동의합니다. “이것은 일종의 조기 경고이자, 아직 오지 않은 것에 대한 신호입니다”라고 바헤닝언대학교(Wageningen University & Research)의 산림연구원 게르트-얀 나부어스가 말합니다. 그는 “앞으로가 걱정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까지 유럽의 임업에 있어 매우 중요했던 기존의 단일수종 재배지들에 미래가 없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노르웨이 가문비나무에 대한 의존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은 목재 산업에 있어서도 분명한 신호입니다”라고 볼테는 말합니다.

그러나, 해결책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부 사람들에게 대규모 고사는 산림 정책을 더 많은 불간섭 접근으로 극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들은 황폐해진 숲이 자연적으로 다시 자라도록 허용하면,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수 세기 동안 지속된 생물다양성의 감소 추세를 되돌리기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견해의 주도적인 지지자 중 한 명은 저명한 작가이자 산림관리인인 페터 볼레벤입니다. 책과 언론 출연에서 그는 자연림을 상호 연결되고 협력적인 공동체로 묘사합니다. 그는 독일의 ‘자랑스러운’ 과학적 임업이 이러한 공동체들을 붕괴시키며 목재 생산의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고, 결국 극한 기상현상에 매우 취약한 단순화된 숲을 만들었다고 주장합니다.

볼레벤과 그의 동료들은 이러한 플랜테이션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연이 그 일을 하게 두는 것이 항상 더 낫습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저는 지구상에서 토착의 숲보다 심어진 숲이 더 좋은 곳을 알지 못합니다.”

에베르스발데대학(Eberswalde University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의 생물학자 피에르 이비쉬와 제넷 블룸뢰더는 이에 동의합니다. 강렬한 폭우가 지나간 지난 8월의 어느 날, 그들은 베를린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불에 그을린 연구지를 방문했고, 이 장소가 그 주장을 증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 Treuenbrietzen이라는 작은 마을이 소유한 숲의 일부였던 이 땅은 모래 토양이 있는 지역에서 흔한 플랜테이션 수종인 구주소나무(Pinus sylvestris)로 덮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8년의 덥고 건조한 여름에 일어난 산불은 소나무숲의 약 400 헥타르를 태웠고, 고속도로를 폐쇄시켰으며, 수백 명의 사람들은 집을 떠나 대피해야만 했습니다. 당시 연기는 베를린까지 닿았는데, 이와 같은 큰 산불은 중부 유럽에서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 연구지에서 불탄 나무는 제거됐고, 새로 심은 소나무 묘목으로 대체됐습니다. 하지만 블룸뢰더는 2020년까지 계속된 가뭄으로 인해 많은 연약한 묘목들이 죽었다고 현장을 조사하면서 지적했습니다. 심지어 생존한 나무들조차 스스로 자라난 3m 높이의 포플러 묘목들을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포플러들의 생존력은 인위적인 나무심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블룸뢰더와 이비쉬는 주장합니다. “문제는 산림관리인들이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라고 이비쉬는 말합니다. “그들은 항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한다고 말하지만, 재난이 일어나면 공황에 빠집니다.”

다른 몇몇 산불지에서, 이비쉬와 블룸뢰더는 Treuenbrietzen 마을의 산림관리인들이 일반적인 관행에서 벗어나도록 설득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그는 불탄 나무들을 서 있게 하고 나무를 심지 않음으로써 숲의 승계(역자 주: 생태학자들 사이에서 천이라고 불리는 과정)가 저절로 진행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는 드문 방식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그는 어느 정도의 불탄 나무를 제거하고 소나무 대신 – 많은 연구자들이 미래의 기후변화에 더 탄력적일 수 있다고 믿는 – 참나무를 줄지어 심었습니다.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이러한 새로운 접근 방식은 기대되는 결과를 내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비쉬와 블룸뢰더는 불탄 나무들의 일부 또는 전부를 남겨놓은 곳에서 불탄 나무를 제거한 곳보다 더 많은 식물, 균, 곤충 종을 발견했습니다. 불탄 나무가 서 있는 지역의 토양 온도는 더운 날에 더 낮고 바람은 더 잔잔하여 토양이 수분을 유지하도록 돕습니다. 쓰러진 나무가 썩기 시작한 땅을 지의류가 덮기 시작하면서 침식을 막고 지하 토양 균사망의 성장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독일의 산림관리인들에게 주는 교훈은 “한발 물러서서, 시스템이 먼저 일할 수 있도록 하고, 그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이라고 블룸뢰더는 믿습니다.

옛 동독과 서독 경계에 걸쳐 있는 산지에 있는 하르츠국립공원의 생태학자 귄터 칼스테와 하르츠국립공원 당국또한 전통을 거스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나무좀의 파도는 1만 헥타르가 넘는 가문비나무 임분(역자 주: 수종이나 나이 등이 비슷하여 주변과 구별되는 일정 면적의 숲)을 고사시켰습니다. 그러나 칼스테와 동료들이 발표한 연구는 공원 관리자들을 설득하여 죽은 나무들을 그대로 두고 나무심기 또한 보류하도록 했습니다. 오늘날, 공원 곳곳에는 생기 없는 회색의 첨탑 같은 통나무와 쓰러진 나무들이 가득하고, 공중에 떠 있는 뿌리는 여전히 쓸데없이 흙을 달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 광경을 ‘하르츠의 은빛 숲(Harzer Silberwald)’이라고 부른다고 칼스테는 말합니다.

독일 산림의 3% 미만이 이렇게 엄격하게 자연이 보존되는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곧 이러한 관행은 더 보편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독일 정부는 칼스테와 다른 사람들이 기록한 생태적 이익에 힘입어 이 수치를 5%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죽은 나무들이 “처음 5년간은 끔찍해 보이지만, 이렇게 다시 자라나는 숲은 단일수종 재배지보다 훨씬 다양하고 탄력적입니다.”라고 칼스테는 말합니다. 비록 여전히 많은 가문비나무가 이곳의 추운 산비탈에서 자라고 있지만, 이제 나무들은 규칙적으로 심겼던 과거 임분에 비해 크기와 나이에 있어 훨씬 더 다양합니다. 칼스테는 이로 인해 야생생물에게 더 다양한 ‘틈(niche)’이 생긴다고 말합니다. 숲 하층에서는 야생화가 피고 벌들이 윙윙거립니다. 산딸기, 물푸레나무(Fraxinus excelsior), 자작나무(Betula spp.), 그 밖의 여러 관목들과 묘목들이 번성합니다. 올빼미와 박쥐 같은 종들은 죽은 나무에 생긴 틈과 구멍에 둥지를 틉니다. 칼스테의 연구에 따르면 “죽은 나무를 남기지 않을 경우 생물종의 40%를 잃게 된다”고 합니다.

더 다양하고 자연적으로 재생되는 숲은 미래의 가뭄과 해충에게도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왜냐하면 수목의 나이대가 다양하다면 그러한 스트레스에도 다양하게 반응할 것이고, 이때 일부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만약 국립공원이 손쉽게 불탄 나무를 정리하고 나무를 다시 심었다면, “60년 후에 여러분은 산림관리인에게만큼이나 나무좀에게도 흥미로운 숲을 다시 갖게 될 것입니다”라고 칼스테는 말합니다.

숲을 내버려 두자는 생각은 다른 연구자들에게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들은 기후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인간의 도움 없이는, 심지어 여러 토착 수종들도 오랫동안 번성해 온 곳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제 너도밤나무도 죽어가고 있고, 단풍나무도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뭄에 꽤 내성이 있다고 여겨졌던 소나무 종도요”라고 막스플랑크생지화학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Biogeochemistry)의 식물학자 헨릭 하트만이 말합니다. “이건 가문비나무 숲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숲의 문제입니다.” 하트만과 동료들은 올해 초 네이처지를 통해 유럽 숲의 절반 이상이 곤충, 폭풍, 화재 또는 이러한 위협요소들의 조합에 취약하다는 것을 모델링 연구를 통해 밝혔습니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몇몇 전문가들은 산주들이 보다 탄력적인 새로운 수종을 전략적으로 심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때, 유력한 나무 후보에 대한 실마리는 독일 서부의 언덕배기 마을인 Wuppertal에 1800년대 후반에 세워진 250헥타르의 수목원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곳에서 수집가들은 전 세계에서 가져온 200여 종의 나무들을 심었습니다. 이 나무들 중 100종 이상이 여전히 자라고 있으며, 성숙한 나무들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평가할 드문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가을, 현재 이 지역의 산림관리인인 레오노어 게아트너는 그녀의 반려견과 함께 알래스카향나무(Callitropsis nootkatensis), 연필향나무(Calocedrus decurrens), 서부솔송나무(Tsuga heterophylla) 같은 북미 원산의 수종들이 자라고 있는 숲을 둘러봤습니다. 그곳은 독일이라기보다는 미국 워싱턴주의 올림픽 반도처럼 보였습니다. 게아트너는 3년간의 가뭄에도 불구하고 나무들이 번성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신이 났습니다. “이것은 정말로 놀랍습니다”라고 그녀가 말했습니다. “나무들은 매우 건강합니다.”

게아트너는 이 임분을 통해 산림관리인들이 상업적으로 가치 있는 수종을 보다 다양하게 심을 경우 – 그중 적어도 몇몇이 기후변화에도 불구하고 벌기령(역자 주: 벌채하기 적합한 수목의 연령)까지 생존할 가능성이 커짐으로써 –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다른 이들은 이 접근법의 변주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부어스는 유럽 전역의 11개 연구지에서 피나무(Tilia spp.)나 밤나무(Castanea sativa)와 같이 그동안 임업에서 많이 사용되지 않았던 토착 수종을 심고 기후변화에 대한 복원력을 평가하는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한편, 하트만은 유럽의 수종들 안에 숨겨진 유전적 다양성을 이용할 것을 촉구합니다. 예를 들어, 소나무는 유라시아 대륙의 많은 부분에 걸쳐 자라고 있고, 남유럽과 같은 덥고 건조한 지역의 소나무들은 이미 독일과 다른 북부 국가들에서 예측되는 기후 조건에 대한 저항력을 진화시켰습니다.

하트만은 죽은 숲에 과거에 잘 자란 나무들을 즉시 심는 것에 대해 경고하고, 대신 산림관리인들에게 미래에 어떤 나무 종이 가장 잘 자랄지 예측하는 기후 모델을 먼저 참조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우리는 교란된 곳들에 무작정 나무를 심기 시작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그러한 접근은 곧 다음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새로운 방식의 임업을 폭넓게 적용하려면 정부 정책의 변화와 사유림에 대한 매입이 필요합니다. 독일 농림부는 이미 죽은 나무의 제거하는 것과 나무심기를 돕기 위해 산주들에게 총 15억 유로를 지원하는 전례 없는 규모의 기금 조성을 통해 숲의 대규모 고사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농림부에 의하면 이 기금을 받는 산주들은 다양한 수종을 심어야 하고 기금을 받지 않는 소유주들은 여전히 단일 수종을 심을 수 있습니다. 또한 처음으로, 정부는 숲이 자연적으로 재생되기를 원하는 산주들에게도 기금을 제공했습니다.

지난주 독일에서 새로 선출된 연방정부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토착 낙엽활엽수림면적을 늘리고, 공공 소유의 너도밤나무 노숙림에 대한 벌채를 중단하며, 환경운동가들이 제안해온 다른 여러 정책들을 적용하기 위해 연방법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음 단계는 독일 산림의 절반가량을 소유하고 있는 대략 2백만 명 정도의 개인, 가족, 기업 단위의 산주와 나머지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시와 주 정부에 달려 있습니다. 명심할 것은, 환경운동가들이 목재보다는 주로 생태학적 가치를 위해 관리되는 숲을 더 많이 원하는 반면, 대부분의 산주들은 여전히 – 민간이든 공공이든 – 벌목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폰 베임 부부는, 단적인 예로, 불간섭 접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제는 산딸기와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그들의 벌거벗은 산비탈을 결코 번성하는 생태계가 아니라 잡초가 무성한, 수익성 없는 난장판으로 보고 있습니다. 외르크 폰 베임은 “이것은 제게 숲이 아닙니다”라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제재소는 상록침엽수를 위해 설계되었으며, 그렇기에 계속해서 상록침엽수가 필요할 것이라고 그는 지적합니다. 그것은 다시 말해, 현재로서는 사시나무(Populus spp.)와 자작나무 같이 자연적으로 들어오는 종들, 그리고 심지어 미래의 기후에 잘 적응할지도 모르는 몇몇 새로운 수종들을 목재로 파는 것이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폰 베임 부부는 또한 참나무와 너도밤나무같이 일부 숲에서 자라고 있는 상업적으로 가치 있는 낙엽활엽수들은 벌기령에 도달하는 데 – 가문비나무가 60년에서 80년 정도 걸리는 것에 비해 – 140년에서 160년까지 걸린다고 지적합니다. 게다가, 그들은 너도밤나무 또한 춥고 습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들이 사는 지역의 지배적인 종으로써 “미래가 없다”고 판단합니다.

이것이 폰 베임 부부가 그들의 땅 일부에 북미 원산의 빠르게 성장하는 침엽수인 미송(Pseudotsuga menziesii)을 심은 이유입니다. 독일의 산림관리인들은 거의 2세기 동안 이 수종을 심어왔는데, 최근에는 특히 가뭄과 해충에 강하다고 인식되어 더욱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예로, 외르크 폰 베임은 미송이 가문비나무보다 건조한 토양에 잘 견딜 수 있다는 헬름홀츠환경연구센터(Helmholtz Centre for Environmental Research)의 연구를 언급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 수종의 장기적인 미래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미송은 강수량이 많은 태평양 연안 북서부 지역의 토착종으로, 점점 건조해지는 중부 유럽과는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고 그들은 지적합니다. 게르트너는 수십 년 전 Burgholz 마을에 심어진 미송이 바늘잎을 잃고 있으며, 일부는 나무좀에게 공격당하기도 했다고 말합니다.

폰 베임 부부가 미송에 건 내기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알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독일의 숲에 대한 논쟁은 계속해서 끓고 있습니다. 올해 초, 볼레벤은 ‘산림쇠퇴 2.0(Waldsterben 2.0)’이라는 회의를 열었고, 이곳에 모인 과학자, 활동가, 그리고 독일 녹색당의 관계자들은 자연적인 재생을 지지하면서 플랜테이션을 지지하는 관료들을 비판했습니다. 볼레벤은 정부측의 과학자들이 회의 참석을 거절했다고 주장하고, 정부 대변인은 애초에 초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와중에 정부는 자체적으로 회의를 열었고, 그곳에서 산주들을 위한 새로운 인센티브 제도와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기 위해 숲을 이용하는 산주들에게 보상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토론이 이 정도로 양극화된 것을 한탄하며, 중도 노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결코 완벽한 해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라이어는 말합니다. 하트만은 “이것이 어디로도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서로를 비난하는 것을 멈출 때”라고 덧붙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나무심기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더 많은 숲이 자연에 맡겨져야 한다는 데에도 동의합니다.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독일인들은 이제 그전까지 알고 있던 숲과는 매우 다른 숲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합니다”라고 하트만은 말합니다. “미래의 숲은 제가 할아버지와 함께 걷던 숲과는 다를 것입니다.”

번역: 노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