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석연료 의존하는 AIDC 제한하고 기후목표 부합하는 전력공급 방안 필수
- AI 데이터센터의 전력·물 수요 부담 사전평가하고 공개해야
- 과다 수요예측 전제로 신규 핵발전소 등 대규모 발전설비 확대 중단해야
오늘(9/9) 오전 11시, 28개 시민사회단체들은 광화문광장에서 무분별한 AI 데이터센터 확대를 멈추고, 기후와 지역, 공공의 비용을 투명하게 검증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정부는 AI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수요 폭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석탄, LNG 발전을 지속하고 핵발전 확대까지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AI 산업 육성에 치중된 정책 기조 하에서, 기후와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 막대한 전력·용수 수요, 그리고 공공 인프라 확충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제대로 검증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28개 시민사회단체들은 LNG 뿐 아니라 최근 석탄발전 활용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는 반드시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기후목표에 부합하는 전력공급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수요를 무조건 계획에 반영할 것이 아니라, 이것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탈석탄 정책에 미칠 영향이 무엇인지 우선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과다 수요예측을 근거로 한 핵발전 확대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뿐 아니라 물 수요도 막대합니다. 한정된 자원에서 신규로 발생하는 대량의 물 수요는 생활용수, 농업용수와 충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체들은 기업이 제시한 물량이 아니라 실제 수요와 유역의 공급 가능성을 먼저 검증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1~3년의 짧은 주기로 발생하는 대규모 전자폐기물에 관한 어떠한 준비도 없다고 지적하며 데이터센터가 만들어내는 전자폐기물의 규모, 처리, 재이용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참석자들은 마지막으로, 무분별한 AI 데이터센터 확대 정책을 기후목표와 기후정의에 부합하는 원칙에 맞게 전환하는 퍼포먼스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습니다.
기자회견문
원칙 없는 AI 데이터센터 확대 멈추고
기후·지역·공공의 비용을 투명하게 검증하라
지난 6월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며 2029년까지 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550조 원 규모의 기업 투자를 추진하고, 2035년까지 총 18.4GW로 확대해 1,000조 원 이상의 투자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각 지자체는 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며 앞다퉈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가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얼마나 많은 데이터센터를 지을 것인가”가 아니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자원이 필요하고,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하며, 누가 그 위험을 떠안게 되는가”이다. AI 산업 육성 계획 뒤편에서 기후와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 막대한 전력·용수 수요, 그리고 공공 인프라 확충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고 있다. AI 강국이라는 명분 아래, 기후·지역·시민의 부담을 당연시하며 정당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석탄발전의 퇴출을 늦추고, 신규 원전을 확대하며, 지역의 물과 토지와 전력망을 일방적으로 동원한다면, 이는 미래 산업이 아니라 기후위기와 사회적 비용을 미래 세대와 지역사회에 떠넘기는 폭력일 뿐이다.
첫째, AI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가 화석연료 발전 확대의 명분으로 활용되고 있다.
강원 강릉·동해 지역에서는 유휴 송전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석탄화력발전소 인근에 데이터센터 입지가 추진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기존 석탄발전의 이용률을 높이거나 가동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단기 대안이라며 LNG 발전 확대와 LNG PPA(전력구매계약) 허용하는 논의까지 반복되고 있다. 이는 모두 화석연료 의존을 고착화해 온실가스 배출과 인프라 비용을 가중시킬 뿐이다. 더욱이 지난 8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및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은 전력수급과 계통 안정을 이유로 폐지 예정인 석탄화력발전기를 ‘안보전원’으로 지정해 가동을 연장할 수 있는 법적 근거까지 마련됐다. 가령 동해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GS전력이 인근 산업단지에 데이터센터를 개발하고 전원을 연결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발 전력수요가 바로 이 ‘전력수급 안정성’을 명분으로 활용될 경우, 탈석탄 로드맵은 법적 뒷받침 속에서 후퇴할 위험에 처한다. 정부는 데이터센터의 불확실한 전력수요를 이유로 석탄·LNG 등 화석연료 발전 확대와 PPA를 허용해서는 안 되며, 늘어나는 전력수요부터 철저히 검증하고 기후목표에 부합하는 전력공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수요에 대한 기후 영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기업 투자계획을 반영해 2040년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량 순증분을 84.9TWh, 최대전력을 11.9GW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3차 공개토론회에서 정부가 발표했던 전망치(26.5TWh, 4.0GW)보다 불과 넉 달 만에 약 3배 늘어난 규모다. 기업들이 제시한 데이터센터 투자계획만 해도 2040년 계약전력 기준 20.8GW에 달한다. 이 수요를 정부가 스스로 세운 감축목표 경로에 맞춰 최대한 개선된 방식으로 충당하더라도, 기존 국가 감축경로에서 예상하지 않았던 추가 온실가스 배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 상황이다.
정부는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의 전력수요를 계획에 무조건 반영할 것이 아니라, 이를 충당하기 위해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탈석탄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우선 검증해야 한다. 전력수요를 먼저 확정하고 발전소와 송전망을 뒤따라 건설하는 방식으로는 기후목표 달성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이룰 수 없다.
셋째, 검증되지 않은 수요를 신규 핵발전 확대의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부는 전력수요를 맞추기 위해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전 확대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규 원전은 부지 선정부터 가동까지 장기간이 걸려, 지금 발표되는 데이터센터·반도체 전력수요의 발생 시점과 맞지 않는다. 시점조차 맞지 않는 수요를 근거로 신규 원전과 송전망 건설을 밀어붙인다면, 그에 따른 환경·사회적 부담은 결국 새로운 발전소와 송전선로가 들어서는 지역으로 돌아갈 뿐이다. 검증되지 않은 수요를 위해 핵발전의 위험을 키워서는 안된다.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를 명분으로 한 핵발전 확대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넷째, AI 데이터센터의 물 수요와 지역의 물 부담을 사전에 검증하지도 않았다.
AI 데이터센터의 물 수요는 국가 물관리계획에 체계적으로 반영되지 않고 있고, 지역별 실제 사용량과 가용수량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물은 새로 만들어낼 수 있는 자원이 아닌 만큼, 신규로 발생하는 대량의 물 수요는 주민의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기존 산업, 하천 생태계가 이용할 물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기업이 필요하다고 제시한 물량을 전제로 취수시설과 관로부터 늘릴 것이 아니라, 극한가뭄을 기준으로 실제 수요와 유역의 공급 가능성을 먼저 검증하고 재이용수 활용을 우선한 뒤 지역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입지와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다섯째, AI 데이터센터의 전자폐기물 처리와 재이용 방안이 준비되지 않았다.
데이터센터의 서버와 GPU는 1~3년의 짧은 주기로 교체되어 대규모 전자폐기물 발생으로 이어진다. 최근 네이처(Nature)지에 발표된 연구는 생성형 AI로 인해 연간 120만~500만 톤의 전자폐기물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환경과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연간 발생하는 전자 폐기물 중 재활용률은 20% 수준이며, 회수 가능한 천연 자원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고소득 국가에서 발생한 전자폐기물이 개발도상국으로 이전되어 처리되는 관행 속에서, 많은 노동자와 지역 주민은 납·수은·카드뮴 등 중금속에 상시 노출되어 신경 발달 장애부터 암에 이르는 건강 피해 위험에 놓인다. 데이터센터가 만들어내는 전자폐기물의 규모, 처리, 재이용 방안과 그 책임에 대한 규정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AI 산업 성장이 기후위기 대응의 후퇴, 지역사회의 일방적 희생, 그리고 검증되지 않은 위험의 전가 위에서 이뤄져서는 안 된다. 이에 우리는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AI데이터센터의 전력 및 물 수요 부담 등을 사전에 평가하고 이를 공개하라. 지역의 환경영향 최소화 원칙을 마련하라.
하나.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효율 및 물사용효율을 규제하고,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의무화 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라.
하나. 불확실한 데이터센터의 수요를 12차 전기본 반영에서 제외하고, 과다 수요예측으로 인한 설비확충과 전기요금 국민부담 전가를 방지하라. 검증되지 않은 수요를 근거로 신규 원전 등 대규모 발전설비 확대 시도를 중단하라.
하나. 1.5℃ 목표 달성을 위해,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AI 데이터센터의 확대를 제한하라.
하나. 데이터센터 핵심 부품의 급속한 교체로 발생하는 전자폐기물 문제를 파악하고, 유해물질 관리와 재활용 책임을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제도를 마련하라.
전력과 용수 수요, 온실가스 배출, 지역사회와 공공이 부담해야 할 비용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조차 없이 추진되는 지금의 방식은 AI 산업의 진정한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없다. 기후·지역·시민 그리고 미래 세대의 몫을 담보로 한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2026년 9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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