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기후정치바람 주최 '1만 7000명 기후위기 인식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가 열렸다. ©녹색전환연구소
- 기후정치바람, 9일 1만 7865명 대상 제3차 기후위기 국민인식조사 결과 발표
- ‘기후공약 좋으면 정치성향 달라도 투표하겠다’ 53.5%…지자체 기후대응 평가 엇갈려
- 에너지 ‘지산지소’ 공감대 확인…수도권 역시 용인산단 이전·전기요금 차등화 지지 높아
- 기후정치바람, 4월 추가 간담회·5월 후보 공약 전수조사 추진
6월 3일 열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대규모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의 절반 이상은 후보의 기후정책에 따라 표심을 바꿀 수 있는 ‘기후 부동층’으로 나타났다. 특정 정당으로 마음이 기운 경우에도 공약을 보고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률이 48.1~66.6%로 조사됐다. 에너지 수급에 있어선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녹색전환연구소와 더가능연구소, 로컬에너지랩이 함께하는 연대체 ‘기후정치바람’은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제3차 기후위기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시민 1만 7,86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기후에너지 정책에 대해 전국적인 여론 지형을 살펴볼 수 있는 결과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후공약 좋으면 평소 정치 견해 달라도 투표하겠다’는 ‘기후유권자’ 53.5%
여론조사 결과 ‘기후공약이 좋으면 평소 정치 견해가 달라도 투표하겠다’는 ‘기후유권자’는 53.5%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투표할 뜻이 있다고 밝힌 유권자 중에는 59.9%, 국민의힘 투표의향층은 48.1%가 평소 정치 견해와 관계 없이 기후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투표의향층(61%), 진보당 투표의향층(66.6%)은 기후투표 의사가 특히 높았다.
기후유권자 응답률이 가장 낮은 지역(서울 48.3%)과 높은 지역(전남 60.8%)의 차이는 12.5%p(표준편차 3.2)였다. 2년 전 실시된 기후정치바람 1차 조사 때는 지역별 격차가 15.2%p(표준편차 3.6)였는데 좁혀진 것이다. 기후유권자가 더 고르게 분포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광역지자체의 기후대응 대한 평가는 지역별로 뚜렷이 엇갈렸다. 가장 높은 곳(전남 54.9점)과 낮은 곳(대구 41.9점)의 점수차가 13점(표준편차 3.1)으로 벌어졌다. 대구(41.9점)와 부산(44.2점)이 가장 낮았고, 전남(54.9점)과 경기(51.3점)는 높았다. 2024년 1차 조사(2.5점 차이)와 2025년 2차 조사(4.9점 차이)와 비교하면, 지역벽 격차가 벌어져 기후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 수준은 높아지고 평가 기준도 보다 엄격해졌음을 시사한다.
에너지 수급 원칙에 있어 유권자들은 ‘지산지소’(지역생산·지역소비) 원칙에 크게 공감했다. 전체 응답자의 65.7%는 에너지 고속도로의 추진 목표를 ‘각 지역 에너지를 근거리에 공급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답했다. ‘비수도권 생산 에너지를 수도권에 공급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12.3%에 그쳤다. 이런 경향은 수도권도 예외가 아니어서 서울(58.0%), 경기(61.9%), 인천(64.8%) 유권자 역시 지산지소 원칙에 압도적 동의를 보였다.
용인 반도체 산단과 관련해서도 ‘전력이 풍부한 지역으로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는데 경기 지역 유권자 중 46.5%가 동의해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28.4%)을 크게 웃돌았다.
전력 자급률에 따라 시·도별 전기요금을 달리하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에도 과반의 응답자가 찬성했다. 전기요금 차등화가 실시되면 전력 자급률이 높은 부산, 경북, 충남 등은 전기요금 인하 효과를 누리지만, 자급률이 낮은 서울은 기존보다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서울 유권자 59.7%는 차등화에 찬성했다.
‘재생에너지 확대-탈석탄’에도 전국적인 공감대가 확인됐다. ‘광역단체장선거에서 지지하는 발전소 유치 공약’을 묻는 문항(1+2순위 합산)에 17개 시도 모두 재생에너지-원자력발전-화석연료 순으로 나타났다. 원전이 밀집한 부산과 울산에서도 재생에너지가 64% 이상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재명 정부가 공약한 2040년 석탄발전소 폐지 목표에 전체 응답자 중 72.2%가 찬성했다.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가 있는 충남(70.6%)과 경남(70.4%), 강원(68.9%)에서도 70% 안팎의 찬성률이 나왔다. 1년 전 조사 때 강원과 충남에서는 ‘2050년 탈석탄’ 지지 여론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과 대조적이다.
발표를 맡은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 광역단체장 투표의향 ‘없음/모름’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며 “이들이 투표장으로 향할 수 있게 하는 좋은 기후공약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2030년 기후대응 중간점검 맞물려… 민선9기 ‘시민 삶 바꿀 기후정책’ 필요
이어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이 ‘시민의 삶을 바꾸는 기후공약’을 주제로 민선 9기가 기후위기 대응에서 갖는 의미를 짚었다. 그는 2026년 지방선거에서 선출되는 민선 9기 지방정부의 임기가 2030년까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2030년엔 한국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탄소중립의 중간점검 시점이다.
김 소장은 “이번 지방선거는 사실상 기후대응 중간고사를 치를 사람들을 뽑는 것”이라며 “민선 9기 지방정부의 기후정책은 온실가스 감축을 넘어 복지와 돌봄, 생활 인프라와 결합해야 한다. 기후 따로, 복지 따로가 아니라 함께 엮인 공약과 정책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 폭염·산불 등 기후재난 대응 ‘기후돌봄 체계’ 구축 ▲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에너지 복지 확대 ▲ 대중교통 중심 생활 환경 조성 등을 좋은 기후정책의 사례로 언급했다.
김 소장은 “단순히 ‘덜 쓰고 줄이자’는 방식의 기후정책만으로는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며 “기후대응이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정책으로 체감될 때 사회적으로 더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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