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 NDC 달성 시한 인지 해야…지역 건물·수송 배출량 부문 관리 공백 직시하고 지금 당장 이행 준비 나서야
- 인수위 단계부터 건물·수송 공백 직시하고 탄소중립 이행 로드맵 마련해야
- 2025~2029년 연평균 2.2% 감축하다 2030년에 9.3% 감축…불가능 경로 현실로 바꿀 시간
- “말이 아닌 이행으로, 수치와 함께 현장에서 보여줘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어느 때보다 무게가 다른 선거였다. 국제 정세가 흔들리고 인공지능(AI)이 산업과 노동의 판을 바꾸는 시대, 지방정부의 선택이 지역주민의 삶을 직접 결정하는 시점의 선거였기 때문이다. 일자리·산업·교통·복지 등 지역 전반에 걸쳐 전례 없는 변화가 예고된 지금, 누가 어떤 비전으로 지역을 이끌 것인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질문이었다.
이번 민선 9기의 공식 임기는 7월 1일부터 2030년 6월 30일까지 4년이다. 2030년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 시한이자,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향한 결정적 중간 기점이다. 건물 에너지 효율, 대중교통 확대, 폐기물 처리 등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은 지역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민선 9기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곧 NDC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실질적인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지방자치단체장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된 순간부터 인수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다. 인수위는 조직·기능·예산 현황을 파악하고 새 단체장의 정책 기조를 세우는 자리다. 바로 그 인수위가, 지역 기후대응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지금 출발선의 상태를 먼저 직시해야 한다. 올해 2월 녹색전환연구소가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의 탄소중립기본계획을 전수 분석한 결과, 기초지자체의 2030년 평균 온실가스 감축목표(총배출량 기준)는 25.3%에 불과했다.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40%는 커녕, 이를 동일 기준으로 환산한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D등급 판정을 받은 기초지자체가 87곳(38.5%)에 달했고, A등급은 고작 11곳(4.8%)이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2.2%씩 줄이다가, 2030년 한 해에만 9.3%를 달성하겠다는 사실상 불가능한 감축경로가 전국 곳곳에서 버젓이 계획으로 통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녹색전환연구소가 속한 연대체 기후정치바람이 이번 지방선거 광역·기초단체장 후보 624명의 공보물을 전수 조사한 결과, 탄소중립 달성 또는 실천을 공약에 언급한 후보는 21명에 불과했다. 당선인 대다수가 탄소중립을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법정 계획인 탄소중립기본계획에만 안주할 것이 아니라, 당선인 스스로 기후대응을 임기 의제로 끌어올려야 한다.
현재 공백이 가장 심한 곳은 건물과 수송이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단위면적당 건물 에너지 소비량이 늘고 있음에도, 이번 선거에서 건물 에너지 효율화와 탈탄소 전략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수송은 더 심각하다. 대중교통 확대를 외치면서 동시에 도로 인프라 확장을 약속한 후보들이 적지 않았다. 이는 모순이 아니라 충돌이다. 민선 9기는 이 불편한 진실을 인수위 단계에서부터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지방정부가 실질적 권한을 갖는 교통·건물 부문에서 감축목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2030 NDC 달성은 불가능할 것이다. 기후정책은 더 이상 중앙정부의 지침을 받아 집행하는 행정의 문제가 아니다. 각 지역이 무엇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민선 9기는 그 선택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
이미 여러 차례 제시된 과제들이 있다. ▲공영주차장 태양광 설비 의무화 ▲주택용 태양광 확대 ▲학교 에너지 자립 지원 ▲공공교통 탄소감축 ▲건물 에너지원단위 제도 도입 ▲기후재난 대비 및 취약계층 보호 ▲햇빛소득마을 추진 등이 대표적이다. 이 공약들이 선거용 언어로 끝날지, 실제 이행으로 이어질지를 가르는 것이 바로 지금 인수위다. 당선인들은 이 항목들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빠르게 이행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민선 9기의 첫 번째 기후대응 시험이다.
교육감도 예외가 아니다. 지방의회 의원·지자체장과 함께 주민의 직접선거로 선출된 교육감은, 학교 에너지 자립과 환경교육 활성화를 위한 핵심 주체다. 기후대응 교육은 미래세대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지역 탈탄소 전략의 기반이 될 것이다.
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력과 신속한 정보 공개도 필수다. 지방정부의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제도적 뒷받침과 데이터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출범은 7월 1일이지만, 준비는 오늘부터다. 말이 아닌 이행으로, 현장에서 수치와 함께 민선 9기의 기후대응 의지를 증명해야 할 시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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