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

[보도자료] 광역·기초단체장 당선인 86% 기후공약 내걸어… 시민사회 “감축 실효성·인수위 구성 단계 관건”
2026-06-15

- 기후정치바람 등 시민사회 15곳, 광역·기초단체장 당선인 기후공약 전수조사 15일 발표 

- 광역·기초단체장 243명 중 210명 최소 1개 이상 기후공약 제시 

- 재생에너지 수익 배당 공약 61곳…지역 에너지공사 설립 시도도 잇따라 

- 이동은 늘리고 요금은 낮추고…정작 교통 탈탄소 전환 공약은 16명에 그쳐 

- “서울 온실가스 배출 67% 건물서 나오는데 ”…건물 부문 기후공약 수도권조차 공백

- 고이지선 녹색전환연구소 지역전환팀장 “1.5℃ 마지노선 눈앞…탄소중립 실현, 결국 지역에 달렸다”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광역·기초단체장 당선인 243명 중 210명(86.4%)이 최소 1개 이상의 기후공약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정치바람(녹색전환연구소·로컬에너지랩·더가능연구소 등이 속한 연대체)을 비롯한 시민사회 15곳은 이같은 분석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수익을 주민에게 직접 배당하는 ‘햇빛연금’이 61개 지역에서 나왔고, 지역이 직접 에너지공사를 설립하겠다는 당선인도 등장했다. 지방선거 전 후보 공약 분석에서 기후정치바람이 지적했던 거버넌스 부재 문제도 기초단체 단위에서 처음으로 기후시민회의 설치 공약이 나오는 등 변화의 조짐이 일부 확인됐다.



‘햇빛소득형’ 공약 제시 당선인만 61명…지역 에너지공사 설립 역시 눈에 띄어

먼저 재생에너지 발전 수익을 주민에게 주민에게 직접 배당하는 ‘햇빛소득형’ 공약을 제시한 당선인이 61명에 이른다. 광역단체장부터 소규모 군 단위까지 고르게 분포한다는 점이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경기 포천시 백영현 당선인(국민의힘)은 ‘탄소중립 햇빛연금 자립마을 조성사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경기 이천시 성수석 당선인(더불어민주당) 역시 태양광 수익과 투자 배당금을 기반으로 한 ‘이천형 더블 수익 연금’을 내놓았다.

전남 여수시의 서영학 당선인(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바람·햇빛연금에 공공 개발 수익금까지 더해 ‘1인당 연 100만 원 시민배당’을 공약했고, 장흥군의 사순문 당선인(조국혁신당)의 경우 ‘햇빛연금 도입, 마을 단위 참여 확대 추진’이란 공약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강원도는 광역·기초 전 단위에서 재생에너지 관련 소득 공약이 가장 많이 확산된 지역으로 꼽혔다. ▲우상호 강원도지사 당선인(더불어민주당) ‘강원형 청정연금(햇빛·물빛·바람)’ ▲원주시 구자열 당선인(더불어민주당) ‘햇빛발전으로 공공요금 반값(탄소포인트 보상형 절감 모델)’ ▲삼척시 박상수(국민의힘)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활성화를 통한 발전기금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무료버스·대중교통 노선 확대 등 기후교통 공약 최다…온실가스 감축 연결 미흡

기후교통 부문은 162명(406건)으로 가장 많은 당선인이 공약을 낸 분야였다. 이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향으로 교통 체계를 전환하면서 동시에 이동권을 높이는 개념이다. 수송 부문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손댈 수 있는 몇 안 되는 온실가스 감축 영역이지만, 2024년 기준 국내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률은 2018년 대비 1.3%에 그친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시장의 기후동행패스 확대(GTX-A·신분당선 적용)를 공약했으며, 여러 자치구 단위에서도 마을버스 준공영제 공약이 나왔다.

특히, 농촌·도서 지역의 교통 공백을 메우는 공약이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었다. 버스 무료화를 선언한 지역이 30곳을 넘었고, 수요응답형 교통(DRT)을 통해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공약도 잇따랐다. 전북 무주군 황인홍 당선인(더불어민주당)의 ‘0원 버스’, 충남 금산군 문정우(더불어민주당)의 ‘시내버스 전면 무료화 + 100원 스마트 마을택시’ 등이 대표적이다.

탈탄소 수단과 무료화를 결합한 공약도 등장했다. 충남 천안시 장기수 당선인(더불어민주당)은 ‘전 시민 무료 자율주행 전기버스’를 공약해 탈탄소 교통수단과 무료화를 결합한 가장 앞선 사례로 꼽혔다. 다만, 교통 수단 자체를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공약은 16명에 그쳤다. 이동권 확대가 실제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연결은 여전히 부족했다.

한편, 기후돌봄·적응안전 공약은 118건(70명)에 이르렀으나 상당수가 상습 침수 정비, 인공지능(AI) 재난시스템 구축 등 기후 피해에 대한 사후·방어적 대응에 집중돼 있었다. 기후취약계층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거나, 예방적·구조적 접근을 담은 공약은 드물었다.


충남·경북·전남·강원 등 녹색산업 공약, 지역별 산업 지형 따라 달라

녹색산업 관련 공약은 31명(47건)으로 숫자는 많지 않지만, 각 지역별 특성이 당선인 공약에 담겨 있었다.

먼저 충남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박수현 충남도지사 당선인(더불어민주당)은 ▲태안 RE100 국가산업단지 조성 ▲당진 스마트그린산단 등을 내걸었다. 충남을 기존 산업을 녹색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포부가 가장 명확하게 공약에 담긴 지역이다.

경북은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인(국민의힘)이 포항 철강 산업을 기반으로 이차전지·수소를 3대 핵심축으로 삼아 산업 구조를 재편하겠다고 공약했다. 기존 주력 산업을 허물기보다 고도화하면서 친환경 산업을 얹는 방식이다.

전남은 해상풍력을 축으로 주요 녹색산업을 키우는 방향이다. 목포(해상풍력 배후단지·글로벌 풍력 클러스터), 영암(해상풍력 기자재 클러스터·국제인증센터), 진도(진도항 배후지 해상풍력 전초기지), 영광(서남해 신재생에너지 산업벨트)이 서남해안을 따라 역할을 나눠 공약을 냈다.

전북은 새만금을 중심으로 RE100 산단 공약이 집중됐다. 군산(새만금 신재생에너지 수도·RE100 클러스터), 고창(RE100 산단 102만평), 무주(기회발전특구·RE100 신규산단)에서 당선인들이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

강원은 전기자동차(모빌리티)가 핵심이었다. 우상호 도지사가 횡성·원주 연계 전기차 산업을 강원 미래핵심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했으며, 횡성군 장신상 당선인(더불어민주당)은 모빌리티 중심 지식산업센터·연구실증단지를 공약했다.


“배출량 67%인데”…당선인 건물 부문 감축 공약, 수도권서 사실상 공백

반면, 건물 부문은 공약 공백이 심각했다. 건물전환·에너지 효율 관련 공약을 제시한 당선인은  23명(29건)에 그쳤다. 서울시만 해도 온실가스 배출량의 67.7%가 건물에서 발생한다. 녹색전환연구소는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 서울시 배출량의 86%가 건물 부문에서 나올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번 서울 내 당선인 공약에서 건물 에너지 효율 등을 다룬 이는 5명에 불과했다. ▲종로구 유찬종(건물 에너지 절감 및 태양광 확대, 노후주택 리모델링) ▲광진구 김경호(경로당 그린리모델링), 강북구 정창수(노후 저층주택 수리지원) ▲노원구 서준오(그린 홈패키지 ‘집수리’ 확대) ▲서대문구 박운기(저층 주거지·상업용 빌딩 그린리모델링 지원) 순이다. 경기도에서도 부천·광명·군포 등 일부 시에서만 관련 공약을 선보였다. 온실가스 배출 핵심 원인인 건물 부문이 수도권 기초단체 공약에서 사실상 빠져 있다는 점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탄소중립 실현 결국 지역에 달려…인수위부터 기후공약 이행 구체화해야” 

비교적 이행 가능성이 높은 공약은 지자체가 직접 예산을 편성하고 조례로 뒷받침할 수 있는 것들이다. 태양광 확대나 교통 바우처, 100원 택시 등은 기존 체계를 활용할 수 있어 거버넌스 의지만 있으면 임기 내 실행이 가능하다. 그 중에서도 강원 원주시 구자열 당선인(더불어민주당)의 ‘원주기후시민회의 및 기후도시추진단 설치’ 공약은 거의 유일하게 거버넌스를 정면으로 다룬 사례로 주목된다. 기후대응 의사결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숙의기구를 기초단체 단위에서 공식화하겠다는 것이다. 큰 예산 없이도 조례와 의지만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이행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

물론 이행이 불확실하거나 지자체 권한을 벗어난 공약도 적지 않았다. 일부 공약은 중앙정부와의 협의나 대규모 초기 재원 조달이 전제돼야 실행이 가능하고, 국회 입법이 필요한 사안을 공약으로 제시한 경우가 눈에 띄었다. 현행 법령과의 충돌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 공약도 포함돼 있어, 법적 실현 가능성부터 따져봐야 하는 공약들이 이행 감시가 필요하다.

분석을 진행한 고이지선 녹색전환연구소 지역전환팀장은 “민선 9기의 임기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을 위한 시기와 겹친다”며 “1.5℃ 기후 마지노선이 눈앞에 다가온 지금, 국가 탄소중립 목표 실현은 결국 지역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선인들이 인수위 단계부터 기후공약 이행 계획을 구체화하지 않으면 매우 험난한 경로를 달려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기후정치바람을 포함한 시민사회 15곳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주요 공약의 이행 여부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시민과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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