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전환연구소, 15일 이슈브리프 ‘24.7GW 메가프로젝트 온실가스 배출 및 NDC 영향 분석’ 공개
- 메가프로젝트 신규 전력수요 169.5TWh, 2035년 국가 전체 전력소비 예측치의 24.3%에 달해
-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도 2035년 2,590만 톤 추가 배출 불가피”
- 재생에너지 중심 조달 시 2035년 추가 온실가스 배출 643만 톤
- 화석연료 중심 조달 시 2040년까지 누적 배출 약 6억 3240만 톤… 2024년 한국 총배출량 수준
- 반도체 공정 불소계 온실가스 등 포함 시 같은 기간 누적 배출량 6억 7903만 톤 이르러
- 최기원 경제전환팀 팀장 “메가프로젝트, 규모와 속도가 너무 크고 빨라 충분한 대안 마련 어려워”
이재명 정부가 최근 발표한 24.7GW 규모의 ‘메가프로젝트’를 최근 업계가 요구하는 것처럼 액화천연가스(LNG)·석탄화력발전 등 화석연료 중심으로 전력을 조달할 경우, 2040년까지 온실가스가 6억 7,903만 톤이 누적 배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2024년 대한민국의 연간 온실가스 총배출량(잠정)에 맞먹는 규모다.
민간 기후정책 싱크탱크 녹색전환연구소는 15일 이러한 연구 결과가 담긴 이슈브리프 ‘24.7GW 메가프로젝트 온실가스 배출 및 NDC 영향 분석’을 공개했다.
“무슨 발전원 택하느냐에 따라 배출량 격차↑…2029년이 분수령”
먼저 분석에 따르면, 메가프로젝트는 연간 169.5TWh 규모의 전력수요를 유발한다. 이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예측한 2035년 전력소비량(697.6TWh)의 24.3%다. 2025년 실제 발전량(595.6TWh)의 28.5%에 해당하는 규모다. 세부적으로는 AI 데이터센터가 120.9TWh, 반도체 팹이 48.6TWh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대규모 수요가 전기본 등 기존 국가 에너지계획에는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슈브리프는 “해당 프로젝트는 국가 차원의 에너지계획에서 고려된 바 없으므로 전부 추가 수요로 간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은 정부·여당 모두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회에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대규모 전력 수요를 반영해 현재 수립 중인 12차 전기본(2026~2040년)을 수정·보완하기로 했다.
현재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확충만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려울 경우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까지 검토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전은 착공부터 상업운전까지 통상 10년이 소요되는 만큼, 2029년부터 순차 가동되는 메가프로젝트의 초기 전력수요를 신규 원전으로 메우기는 시간상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연구소는 향후 수년 간의 전력수요 공백을 재생에너지 또는 화석연료로 해결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라고 밝혔다.
증가 피할 수 없어…2035년 추가 배출량 발전원 따라 연 643만~6166만톤
이슈브리프는 메가프로젝트가 향후 전력을 어떤 방식으로 조달하느냐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달라질 것으로 봤다. 이에 전력 조달 방식을 기준으로 3개 시나리오(▲S1: 재생에너지 중심 조달 ▲S2: 기존 계통 조달 ▲S3: 화석연료 중심 조달)를 설정해 분석했다.
먼저 추가 전력수요 전량을 기존 전력망을 통해 조달하고 감축목표에 맞추어 전력믹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한다는 보수적인 시나리오(S2)를 가정한 결과, 2035년 기준 연간 2,145만 톤, 2040년까지 누적 2억 4,683만 톤 규모의 온실가스가 추가 배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35년 발전 부문 목표 배출량 상한(8,830만 톤, 2018년 대비 68.8% 감축)의 24.3%를 잠식하는 규모다.
이슈브리프는 해당 시나리오 내 추정치가 평균 배출계수를 적용한 보수적 하한인 점을 언급했다. 이는 기존 감축목표에 따라 전력믹스를 개선하는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조차, 빠르게 늘어나는 추가 전력 수요 자체가 야기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 규모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한계전원으로 공급되는 계통 운영 특성을 고려하면 배출량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최근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것처럼 액화천연가스(LNG) 직접거래계약(PPA) 등 화석연료 중심으로 추가 전력을 조달할 경우다. 재생에너지 등 무탄소전원에서 20%를 조달하고, 나머지 80%를 화석연료(LNG 48%, 석탄 16% 등)에서 조달하는 것을 가정한 시나리오(S3)에서는 2035년 추가 배출량이 6,166만 톤까지 치솟았다.
이 경우 2040년까지의 누적 배출량은 약 6억 3,240만 톤에 이르렀다. 2024년 대한민국의 연간 온실가스 총배출량(잠정)에 맞먹는 수준이다.
반대로 전력의 70%를 재생에너지로, 나머지를 기존 전력망에서 조달하는 시나리오(S1)를 적용하면 연간 추가 배출량은 643만 톤 수준으로 억제된다. 화석연료 중심 시나리오(S3)와는 9.6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추가 전력수요 169.5TWh를 전량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려면 태양광 기준 129.0GW, 해상풍력 기준 64.5GW의 신규 설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1차 전기본의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 목표(78GW)나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의 2030년 목표(100GW)에 필적하는 규모다. 기존 계획이 15년에 걸쳐 짓기로 한 재생에너지 설비를 사실상 한 번 더 지어야 한다는 의미다.
“공정가스 더하면 연 445만톤 추가”…전력 조달 방식이 감당 가능 여부 결정
여기에 반도체 팹 공정에서 발생하는 육불화황(SF6) 등 불소계 온실가스의 직접배출까지 더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이들 불소계 온실가스는 반도체 회로 식각·세정 공정에 쓰이며 이산화탄소 대비 수천~수만 배의 온실효과를 갖는 물질이다.
서남권 반도체 팹 6.3GW에서 발생하는 산업 부문 직접배출만 2035년 연 445만 톤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나아가 2026년부터 2040년까지 누적 4,663만 톤이 추가로 배출될 전망이다.
3개 시나리오 모두에서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증가 자체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다만, 전력 조달을 어떤 발전원으로 하느냐에 따라 국가 감축목표 안에서 감당 가능한 수준과 감당 불가능한 수준 사이의 격차가 커졌다.
이슈브리프는 또 온실가스 추가 배출로 인해 2035년 발전 부문 감축목표 달성 시점이 기존 계통 조달 시나리오(S2)에서는 4년, 화석연료 중심 조달 시나리오(S3)에서는 14년 늦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재생에너지 중심 조달 시나리오(S1)에서는 이 같은 지연 폭이 가장 작게 나타났다.
이슈브리프는 “메가프로젝트로 늘어난 추가 배출량을 흡수하면서 감축목표를 지키려면 메가프로젝트를 제외한 나머지 발전 부문 온실가스를 계획보다 훨씬 더 감축해야 한다”며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최소 68.8%가 아닌 최소 76.4%를 감축해야 하고, 이는 계획 대비 7%p 이상의 감축 강화가 요구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슈브리프 저자인 최기원 경제전환팀 팀장은“메가프로젝트의 지역 분산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지만, 국가 전체 전력수요의 4분의 1에 달하는 급격한 수요 확장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경로에 실질적 부담이 된다”며 “신규 반도체 팹과 데이터센터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투자 규모·속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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