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제] 시장이 먼저 움직인 전환금융, 이제 제도가 답해야 할 때 (오선아 연구원)
2026-09-24
세 건의 전환채권 발행 사례를 통해 발행사마다 다른 전환 계획의 구체성과 정보공개 수준차이를 보았다. 세 발행사의 기후전환채권은 모두 ‘석탄에서 복합화력발전’이라는 첫 번째 전환 단계는 비교적 뚜렷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 다음 단계인 ‘LNG에서 재생에너지’와 최종적인 발전설비 폐쇄에 대해서는 정보 공시 수준이 다르다. 후속 전환 경로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합화력발전의 운영 기간이 길어질 경우, 석탄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한 투자가 새로운 탄소고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기후전환채권을 발행했는가’보다 그 채권이 실제로 어떤 전환을 약속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기준이 필요한 이유다.
정부는 지난 2월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세부 판단 기준은 아직 마련되는 중이다. 지난 9월 14일 금융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가이드라인의 세부 실무기준을 담은 ‘실무 모범규준’은 8월 말에 초안이 마련됐으며 최종안은 10월 말 확정될 예정이다. 전환 여부를 판단하는 또 다른 핵심 근거인 업종별 탄소감축 로드맵도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전자조립 등 5개 다배출업종을 대상으로 연말에 마련될 예정이다.
전환금융은 이미 시장에서 자금조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그 시장이 실제 탄소감축으로 이어지는지를 판단할 제도가 뒤따라야 한다.



